지난달 23일 한국형 헤지펀드가 9개 자산운용사, 12개 펀드로 출범했다. 출발 첫날 종자돈 1500억원이 모였다. 기대 수준을 한참 밑도는 액수였다. 그러나 앞으로 토종 헤지펀드 육성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정책 당국의 지원에 힘입어 연·기금과 같은 장기성 투자자금이 대량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을 보더라도 연기금 유입은 헤지펀드의 성공을 가르는 가장 큰 조건 중 하나다.
한국형 헤지펀드 등장은 올해 한국 주식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헤지펀드는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강점을 앞세운다. 이를 통해 시장 변동성에 겁을 먹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는 기존 사모펀드, 자문형 랩과 수익률 경쟁을 벌이며 삼파전을 치를 전망이다. 여기에 유럽 문제를 비롯한 대외변수까지 더해져 국내 증시는 그 어느 해보다 변동성이 크고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 등장으로 사모펀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모펀드는 2007년 공모형 펀드에 투자자금이 몰릴 당시 특정종목에 대한 투자비율 규제가 없고 감독당국 통제도 느슨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며 투자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하락장에서 치명타를 입으면서 투자자들은 점점 떠나기 시작했다. 그랬던 사모펀드가 다시 떠오르는 것은 헤지펀드 운용허가를 받지 못한 중소형 운용사가 사모펀드로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문형 랩도 헤지펀드의 경쟁상대다. 2009년 증시가 다시 상승하는 시점에 등장했던 자문형 랩은 변동성 장세를 이긴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장에서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인기가 시들해졌다. 지금은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올해는 이들 간의 경쟁으로 증시 변동폭이 다소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셋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소위 테마주를 찾아내는 노력을 조금만 기울인다면 어느 때보다 높은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업종으로는 은행주를 들 수 있다. 은행주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급여인상, 배당 등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익이 내부에 유보돼 있는 만큼 올해는 그 이익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다. 또한 유럽의 재정위기가 유럽 은행들의 위기로 이어지면서 한국 은행주도 덩달아 하락했다.
위기의 순간 모두 공포에 휩싸여 갈팡질팡할 때일수록 용기를 갖고 은행주를 조금씩 매수해 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조성연 한국재무설계 투자자문센터장(국제공인재무상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