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와 리콜사태의 영향을 털어낸 지난 2010년. 도요타자동차는 855만7351대의 차를 생산했다. 세계 1위다. GM과 폴크스바겐이 바짝 뒤를 쫓고 있고 현대자동차가 576만4918대로 4위를 기록했다.
2011년 성과는 좋지 않다. 지난해 12월9일 도요타의 기업설명회에서는 2011년 실적을 전년보다 56%나 감소한 1800억 엔으로 예상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대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까지 겹쳐 세계 1위 도요타는 위기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부흥 전략을 세웠다. 신흥시장 공략과 플랫폼 통합을 무기로 내세웠다.
![]() |
| ▶ 도요다 아키오 사장 |
그는 정초부터 신흥시장도 아닌 한국을 왜 찾아왔을까. 해답은 도요다 사장의 연설 가운데 숨어있었다. 그는 캠리를 소개하며 경쟁 상대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를 지목했다. 역시 이 또한 이례적이다.
취재진이 “경쟁 차종이 무엇이냐?”라고 물을 때마다 일본 기업인들은 “세상 어디에도 경쟁 상대는 없다”거나 “이미 도로를 달리는 우리 차가 경쟁상대다”는 상투적인 답변을 해왔다. 그런 도요타가 현대자동차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유럽에선 지난해 도요타를 제쳤다. 미국에서도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도요타는 현대차그룹의 안방에서 대표 차종인 그랜저를 경쟁상대로 지목했다.
그가 말하기 전에도 도요타가 현대차그룹을 공략하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기아차 카니발을 견제하기 위해 미니밴 씨에나를 출시했다. 캠리 2.5는 그랜저 2.4를, 캠리 하이브리드는 그랜저 3.0을 경쟁상대로 삼았다. 지난해 코롤라로 섣부르게 아반떼와 붙었다가 망신을 당한 이후 거센 반격인 셈이다.
도요타 사장은 캠리를 출시하고 마케팅, 영업 조직을 만나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도요타 사장이 공들인 한국 시장 공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현대차를 경쟁상로 삼는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것이 캠리와 그랜저의 뜨거운 경쟁을 눈여겨 봐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