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을 하며 억척스럽게 6남매를 키워낸 할아버지가 한양대병원에 자신의 몸을 기증하고 떠나자, 유가족들도 시신기증을 약속했다.
30일 한양대병원과 유족에 따르면 2008년 시신기증 유언서를 제출한 김유헌씨가 지난 27일 숙환으로 숨지자 빈소에 있던 유가족들도 병원 측에 기증서약서 양식 4부를 따로 달라고 요청했다. 유족들 중 부인 백매운(89)씨와 셋째딸 김경옥(54)씨는 이미 1997년 10월에 병원에 시신기증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다.
이들 가족이 시신기증에 적극 나선 계기는 부인 백씨가 15년 전 TV프로그램을 보고 나서다. 시신을 다른 국가에서 사들여와 대학병원에서 교육하는 대학 해부실습 실정을 다룬 내용을 보고 백씨가 “내 몸이 뜻깊게 쓰였으면 좋겠다”며 셋째딸과 시신기증을 결심한 것이다. 이후 남편 김씨 역시 부인의 설득 끝에 11년 후인 2008년 한양대병원에 시신기증 의사를 밝혔다. 첫딸 김경자(61)씨는 “전쟁 중 서울로 내려온 부모님은 고생 끝에 6남매를 길러냈다”면서 “당시 시신기증에 자식들이 한사코 반대했지만 결국 어머니의 뜻을 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의과대학 행정팀 임철식 부장은 “한양대 의과대학 해부·세포생물학 교실로 인도된 고인의 시신은 학생들의 해부 실습을 통해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백매운씨 부부·자녀 시신기증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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