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대방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지하철로 출근하는 박민지(27·여)씨는 2일 오전 출근길을 ‘지옥 같았다’고 표현했다. 박씨는 전동차가 오지 않는 승강장에서 한참을 떨다가 결국 택시를 타고 출근했다. 박씨는 “택시 승강장에도 사람이 몰려 한참을 기다렸고, 결국 지각했다”며 “안내방송도 제대로 안 나와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몰라 불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5년 만에 ‘2월 한파’가 몰아친 이날 오전 7시22분 천안발 청량리행 전동차가 서울역에서 출입문 고장으로 멈춰서 전동차 운행이 40분 넘게 지연된 데 이어 이송 중이던 고장 전동차까지 탈선하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구로역에서도 전기공급 중단으로 하행선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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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만 동동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일 오전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전동차가 고장나면서 출근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종로 일대가 버스와 택시를 타려는 시민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운행 중단 소식을 알지 못한 시민들은 역무원을 붙잡고 상황을 물어보거나 스마트폰 등으로 뉴스를 확인하며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보느라 바삐 움직였다. 일부 승객들은 안내방송에 귀를 기울이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종로의 영어학원을 가기 위해 남영역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다 버스를 탄 한주민(25)씨는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방송만 되풀이됐을 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면서 “목적지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
영등포역에서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출근하던 회사원 김모(31)씨는 “영등포역은 목적지에 따라 승강장이 나뉘어 있는데 승강장이 평소와 달리 바뀌어 있었고 전광판도 꺼져 있어 우왕좌왕하거나 역무원에게 항의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한참 기다리다 겨우 전동차를 탔지만 역이 아닌 곳에서도 계속 정차해서 평소보다 3배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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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선 복구 2일 오전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고장을 일으켜 후속 차량에 의해 이송되던 전동차가 종로5가역에서 탈선하자 코레일 관계자가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시청역에서 전동차를 한참 기다리다 택시로 출근했다는 황정선(33)씨는 “화가 나서 환불을 받으려고 했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코레일 팽정광 사장 직무대행은 이날 사고와 관련, “출근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복구시간이 오래 걸려 혹한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편과 마음의 상처를 드렸다”며 “앞으로 고장·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김유나 기자, 대전=임정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