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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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겨울만 되면 고장철… 정비·점검 불량 탓?

입력 : 2012-02-02 23:34:30
수정 : 2012-02-02 23: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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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노출… 배터리 방전 원인”
메트로측 1호선은 사고 없어
배터리 노후화 등 人災 지적
서울 지하철 1호선이 한파에 또 멈췄다. 이번 사고는 유난히 추운 날씨 탓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정비·점검 불량과 미숙한 사후 대처가 불러온 ‘인재(人災)’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코레일 관계자에 따르면 “1호선 구간은 다른 노선과 달리 지상 구간이 많기 때문에 고장이 날 가능성이 크다. 터널 안으로만 다니는 열차와 같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전동차 출입문 틈으로 눈이나 비가 들어간 상태에서 얼어붙으면 출입문이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또 엔진이나 배터리 등 전동차의 주요 부품들도 영하로 뚝 떨어진 외부 환경에 노출되면서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유독 코레일 소속 전동차만 사고가 잦은 것은 정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폭설과 한파가 심했던 2010년 1월에는 외대앞 역에서 사흘 연속 전동차가 멈춰 서거나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차량 모두 코레일 측 전동차로 같은 1호선을 분리해 관리하고 있는 서울메트로 측 전동차에서는 사고가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

이번 사고에 대해 코레일 측은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배터리 전압이 방전돼 전동차가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하 17도까지 떨어진 한파 탓에 배터리가 방전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성능이 20∼30%가량 급격히 떨어진다.

그러나 충전장치 이상이나 배터리 노후화 등도 방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철도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장 차량 이송 중 발생한 차량 궤도이탈 사고는 1차 사고보다 훨씬 더 심각한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2차 사고는 멈춰선 전동차를 뒤에서 다른 전동차로 밀며 이송하던 중 발생했다. 2차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장비 문제로 발생한 운행 장애 성격인 1차 사고와는 달리 2차 사고는 후속 대처 미숙으로 말미암은 인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연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