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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 인증샷' 나꼼수, 변명 혹은 사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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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의 구명을 요구하는 '비키니 1인시위 인증샷' 사건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면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마초 프레임'(틀)에 갇혀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지난해 4월28일 첫 방송을 시작한 나꼼수는 인터넷 언론 '딴지일보' 등을 통해 거침없는 글을 구사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진행을 맡은 데서 짐작할 수 있듯 '점잖음'을 추구하는 기성 언론과는 거리가 멀다.

특정 현안을 놓고 의혹과 견해를 제시하는 주된 방식은 유머와 풍자였고, 기성 방송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비속어와 욕설도 일상적으로 등장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팟캐스트 청취가 일상화한 점도 있지만, 기성 언론의 엄숙함을 과감히 벗어버린 자유분방함은 분명 나꼼수의 인기를 견인한 주 요인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가리키는 '가카'(각하)라는 단어를 대중화한 것도 나꼼수였다.

사실 정 전 의원 구명 사이트에 올라온 '비키니 1인시위' 사진을 두고 일부 패널이 한 발언이 논란이 되기 전부터 나꼼수 방송에서는 이미 수위가 만만치 않은 성적 농담이 등장했다.

심지어 '수감 중인 정치인의 성욕 해결'이라는 파격적 소재도 다뤘지만 그때까지는 별다른 논란이 없었고, 여전히 관심과 초점은 '정봉주 석방'에 있었다.

그러나 일부 패널의 발언이 여성의 신체를 직접 대상화한 순간 나꼼수를 둘러싼 주제는 정 전 의원 구명운동이나 10ㆍ26 재보궐선거에서의 디도스 공격 등 나꼼수가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서 '마초' 논란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그간 나꼼수를 지지해 온 공지영 작가를 비롯해 정 전 의원의 일부 팬들까지 비판에 가세했고, 일부 언론이 적극적으로 이를 보도하면서 어느새 나꼼수에 대해 '마초 진보주의자' 프레임이 형성됐다.

물론 공 작가 등 나꼼수의 기존 지지세력이 '비키니 사건' 이전에 갖고 있던 기대를 완전히 접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공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수구와 마초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여성의 성징을 드러내는 석방운동을 개인적으로 반대하며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나꼼수팀과는 의견을 달리한다"면서도 "나꼼수에 대한 지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서도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IN)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등 논란의 당사자들은 아직 이번 일에 대한 입장을 어디에서도 내놓지 않아 지켜보는 이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지극히 신중한 패널들의 태도나 나꼼수 공연기획자인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트위터에 남긴 "그들은 사과든 변명이든 해명이든 할 것"이라는 글 등에서 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내놓으리라는 짐작만 가능할 뿐이다.

한 누리꾼은 다음 아고라에 올린 '나꼼수와 비키니 논란을 보는 한 여자의 시선'이라는 글에서 "너희(나꼼수)를 사랑한 마음이 컸기 때문에 배신감도 실망감도 그에 비례해서 클 뿐"이라며 "아마 이번 논란에 나꼼수 구성원들은 누구보다 금세 몸을 굽혀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고 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