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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희창 사회부장 |
공인회계사와 비교해 봐도 그렇다. 감사원은 회계사 경력 5년 이상자를 6급으로 특별채용하고 그 이하는 7급으로 채용한다. 금융감독원도 회계사가 입사해도 회계 관련 업무를 맡아야 매월 수당(30만원)을 더 줄 뿐이다. 검찰과 조달청에서는 7급 수사관으로 채용하고 있다. 시장에서 자격증 소지자들도 실력과 경력을 평가해 채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변호사가 대거 늘어나면서 몸값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기존에 연간 1000명씩 나오던 변호사가 올해부터는 사시 출신 1000명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1500명을 더해 배출된다. 영미계 대형 로펌들도 국내에 진출한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는 게 시장의 원리다.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사회복지협의회에 변호사를 배치하는 ‘법률홈닥터’에 로스쿨 출신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기간제 근로자’ 신분인데도 말이다.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기업들의 변호사 하향 대우는 더 극명하다. 모 그룹은 몇년 전부터 사내 변호사를 채용할 때 대리 3년차 대우를 해준다. 대리급으로 뽑아도 경쟁률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지원자가 넘친다는 말이다. 로펌으로 가는 연수원생들이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던 월급 500만원도 무너졌다. 좋은 기업이면 평사원이라도 입사하겠다고 할 만큼 로스쿨 출신은 일자리가 절박하다.
이런 상황이라 권익위 6급 자리는 조만간 채워질 것이다. 개업 후 사무실 유지 비용도 벌지 못해 고민하는 변호사들도 제법 많다. 4월부터 쏟아져 나오는 로스쿨 출신에게 ‘6급 공무원’ 자리는 눈에 불을 켜게 하는 자리이다. 연수원생들이 아직 ‘배부른 투정’을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여론의 눈총이 따갑다.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특권의식을 주장하는 행태에 대해 냉소적이다. 한 변호사는 트위터에 “세상이 바뀐 줄 모르는 사람들. 저도 변호사지만 어이없네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취업에 목을 매는 청년들은 “아직도 배 부른 소리를 한다.”, “변호사 6급 채용 공고는 좋은 흐름이다. 이참에 기득권을 해체해야 한다.”고 분개하고 있다. 로스쿨 도입 때 사회적 합의는 법률가를 많이 배출해 국민들이 보다 쉽게 법률서비스를 받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국민들은 변호사들이 법률 소외계층을 적극 옹호하고 더 낮은 곳으로 내려오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변호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더 커질 것이다. 집단반발은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시대 흐름과 시장의 변화는 특권층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새내기 변호사들은 눈높이를 현실에 맞추고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기득권 유지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직역을 개척해야 한다. 공익활동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각자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시장경제에서 몸값을 높일 방법은 집단반발이 아니라 실력뿐이다.
채희창 사회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