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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군 인해전술에 엄청난위력 발휘한 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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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중공군 인해전술 격퇴 위력 발휘
1954년 ‘대공방어용’ 도입…일부 후방지역서 명맥유지
“중공군은 ‘앞에 총’ 자세의 공격 대형이 아니라 ‘메어 총’을 한 밀집 행군 대형이었다. 어둠속이었지만 수천 명의 연대병력으로 추측됐다. 나의 M16 ‘쿼드 건(quadruple gun)’이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이상적인 목표였다. 방아쇠를 당기자 4문의 기관총이 동시에 불을 뿜기 시작했다. 쿼드 건의 유효사거리는 2㎞ 정도지만 이런 대형 표적에게는 더 먼 거리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콤바인 기계가 밀을 베어내듯 적들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 감각도 없는 무생물처럼 전우들의 시체를 넘어 태연히 지옥의 불길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나의 사선에도, 좌우 도로에도 수백 명이 무리지어 쓰러진 것이 보였지만, 그 어마어마한 적 전사자의 수를 셀 엄두가 나지 않았다. 

6·25전쟁 당시 미육군 제3 대공포대대 C중대 소속 존 레베조 병장이 함흥 북방 흑수리 부근에서 야영 도중 인해전술로 공격한 중공군에 맞선 상황을 기록한 수기의 일부 내용이다. 쿼드 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개발한 대공 기관총으로, 6·25전쟁 당시에는 M3 반궤도 장갑차에 탑재돼 지상목표를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됐다.

우리 군에는 1954년 저고도 대공방어용으로 도입돼 방공포병의 효시가 되었다. 겉모습은 M2HB 중기관총 4문을 다연장처럼 묶어 만들었다. 운용방식에 따라 트레일러에 탑재된 견인포는 M-55, 트럭에 실린 것은 M-45D로 구분한다. 방공교범에는 엄연히 다른 무기지만 둘다 우리에게는 ‘승전포’로 알려져 있다.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에 대한 대공방어 임무 외에도 필요시 지상화력 지원에도 나설 수 있는 무기체계다.

12.7㎜ 중기관총 4문은 2.5㎾ 발전기로 구동한다. 전기로 포가를 움직여 총구를 표적으로 향하게 하거나 타깃을 추적한다. 포가에 탑승한 사수 1명이 손잡이를 이용해 사격에 나선다. 조준 방향에 따라 상하 -15도∼90도, 좌우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기관총마다 실탄 100∼200발을 장전할 수 있어 제한적인 화망(火網) 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육안으로 목표를 겨냥하고 손잡이를 돌려 조준하는 방식의 구식 대공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970년대 들어 20㎜ 벌컨포나 35㎜ 오리콘포 등의 대공포가 실전배치되고, 이어 K-200 장갑차에 벌컨을 탑재한 ‘K-263’ 자주벌컨이 양산되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부피가 작고 가볍다는 장점 때문에 아직도 일부 후방지역과 공군기지 방어용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대공사격에서는 신형 대공 기관총들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만 밀집된 보병을 제압하는 데는 이만한 화기도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