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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원 정보공개 여전히 소극적

입력 : 2012-03-16 01:56:29
수정 : 2012-03-16 09: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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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보목록 모두 비공개
“정보기관 특성상 불가피”

국가정보원이 지난 4개월간 홈페이지에 올린 정보목록 전체를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국정원이 공개한 정보목록에 따르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전인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생산한 정보목록 251건 전체를 비공개 처리했다.

국정원이 2005년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목록을 공개한 이래 목록 전체가 넉 달째 비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보목록에는 북한 주요인물 동향, 세계 대테러정보 등에 관한 문서가 포함된다.

세계일보가 2005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국정원이 공개한 정보목록 1만595건을 분석한 결과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59%이던 정보공개율은 꾸준히 하락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2년간 정보목록은 월 평균 212건에 공개율도 69%에 달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월 평균 89건에 공개율도 49%로 떨어졌다. 2009년 2월 원세훈 원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41% 수준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과거 공개했던 정보를 작년 초 내부 검토를 거쳐 비공개로 바꿨다”며 “정보기관 특성상 모든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는 “국가기구가 감추기 시작하면 어떠한 일을 하는지 국민이 의문을 품게 되고, 성과에 대해서도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소장도 “지금은 정보목록 자체도 부실해 신뢰하기 힘들다”면서 “국정원의 비공개주의가 국민의 불신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2006년 북한 군인들의 키와 몸무게 등에 관한 정보와 북한 정치범수용소 현황 등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바 있지만, 김정일 사망 당시에는 대북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정보공개 기준을 멋대로 적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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