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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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색깔논쟁… 정책대결 또 뒷전

여야 선거전 과열·혼탁 양상
4·11 총선 진용을 갖춘 정치권이 선거 초반부터 혼탁·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책 대결보다는 폭로와 정쟁이 난무하면서 네거티브전이 이전 선거보다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후보자 간 고발도 증가하는 추세다.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은 연일 색깔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의 주류로 알려진 ‘경기동부연합’을 집중 공격했다. 안보 이슈로 보수층 결집과 야권연대의 균열을 노린 이중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은 26일 브리핑과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진보당이 (총선에서) 20석 이상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러면 (김선동 의원처럼)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릴 수 있는 의원 20명이 국회에 들어온다는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통합진보당의 특정 정파는) 김일성의 신년사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묵념을 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그런 분들”이라고 공세를 폈다. 전날 이상일 대변인도 경기동부연합에 대해 “한·미동맹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라며 “이들이 민주통합당을 이용해 국회를 움켜쥐고 5년 뒤엔 그들만의 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사실을 국민이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孫 잡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오른쪽)이 4·11총선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아 문 후보와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통합진보당은 경기동부연합의 실체를 전면 부인하면서 “새누리당의 색깔론은 야권연대를 흔들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조윤선, 이상일 대변인을 허위사실공표와 후보비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충북 청주 상당 선거구에서는 성상납 의혹이 제기되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간 진흙탕 싸움이 한창이다. 문제의 발단은 한 인터넷 블로그에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가 도지사 시절 제주에서 골프 접대와 성상납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오면서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정 후보가 골프 치고 룸살롱에서 술 마신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정 후보의 ‘부도덕성’을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악의적인 흑색선전”이라며 유포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후보 1차 검증자료’라는 제목으로 선거법 위반 및 성추문 등 부도덕 후보 3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또 새누리당 문대성(부산 사하갑)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새누리당 김태호(김해을) 후보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고, 김태기(서울 성동갑), 유재중(부산 수영) 후보 역시 성희롱 논란에 휩싸여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기, 유재중 후보의 문제는 성희롱 당사자가 공개한 것이다.

중앙선관위가 전날까지 집계한 선거법 위반 사건은 총 978건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비방·흑색선전은 17건이고 이에 대한 조치는 고발 4건, 수사의뢰 6건으로 나타났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