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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3000명 단체미팅 日 '마치콘' 대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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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호텔 돌며 독신남녀 만남
대지진 후 젊은이들 결혼관 변화
도호쿠서도 ‘빅이벤트’ 2차례 열어
꽃피는 봄을 앞두고 일본 전국에서 단체미팅(마치콘:街コン) 바람이 불고 있다.

결혼적령기에 들어선 젊은 남녀들의 짝을 찾아주고 지역 상가의 경기도 활성화해 보자는 취지에서 주요 번화가마다 경쟁적으로 마치콘을 개최하고 있다. 심지어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인 도호쿠(東北)에서도 복구 부흥의 기운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단체미팅이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일본에서 지자체와 지역 상가가 주최하는 젊은 남녀들의 단체미팅 ‘마치콘’이 붐을 이루고 있다. 마치콘에 참여한 젊은이들이 미팅을 갖는 모습.
28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47개 도도부현(광역지자체) 가운데 43개에서 약 200개의 마치콘이 개최될 예정이다.

일본의 마치콘은 개인들 간 자유연애를 통한 결혼이 일반화된 서구인들의 눈에는 단체 짝짓기의 ‘이색문화’로 보일 수 있다. 마치콘은 일본어의 거리를 뜻하는 ‘마치’에 친교를 뜻하는 영어 ‘Company’의 앞부분을 합친 신조어로, 2004년 우쓰노미야(宇都宮)시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 행사는 번화가의 음식점들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게 일반적이다. 사전에 인터넷 접수를 통해 5000엔(약 6만8000원) 정도의 참가비를 낸 젊은 남녀들이 정해진 일시에 참가증(완장)을 팔에 차고 그 지역 음식점들을 돌며 새로운 만남을 갖는 방식이다. 주최 측이 보통 3∼4시간 내에서 지정한 음식점에서 마음껏 먹고 마시며 마음에 맞는 짝을 찾을 수 있게 지원한다. 행사 규모는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3000명 정도인데, 처음에는 해당 지역의 젊은이들만 참가했지만 최근에는 마치콘을 즐기기 위해 타지에서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요코하마(新橫浜)의 유명 호텔 5곳은 최근 오는 5월 4일 마치콘을 연다는 광고를 냈다. 5개 호텔이 300명의 독신 남녀를 선착순으로 모집해 4시간 동안 호텔의 각종 시설과 음식점을 이용토록 하고 만남을 주선하겠다는 것. 평소 같으면 가격 때문에 데이트 장소로 이용하기 어려운 호텔들이 편의시설을 싼값에 제공해 준다는 장점 때문에 광고를 낸 지 수시간 만에 마감돼 버렸다.

원전사고로 아픔을 겪고 있는 후쿠시마(福島)시에서는 지난해 7월 2000명 규모의 마치콘을 연 데 이어 올 1월말 3000명 규모의 2회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의 실행위원장인 후쿠치마사토(福地雅人·52)는 “현외로부터도 500명 이상이 참가해 부흥 복구에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마치콘 기획자들은 이 행사가 처음에는 지역 상가의 활성화의 일환으로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젊은 남녀의 만남에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0년 10월 말 기준으로 일본 독신가구는 1588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섰다. 결혼적령기로 불리는 20대 후반 여성의 미혼율은 59.9%에 달할 정도다. 이 때문에 지자체마다 마치콘을 통해서라도 젊은이들의 결혼율을 높여 보려고 혈안이 돼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25∼29세 여성의 미혼율도 1975년에는 11.8%였으나 2005년에는 59.1%로 높아지는 등 일본과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어 한국에서도 단체미팅이 유행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