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해저터널에 관한 본격적 연구서 ‘한·일터널, 그 타당성을 말하다’(한맥미디어)가 출간됐다. 세계평화터널재단의 의뢰로 국내 최초로 학제적인 연구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학, 지역개발, 경제학, 국제정치학, 일본학 등 각기 다른 분야를 전공한 학자들이 공동집필한 이유다.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과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 각계 전문가들이 11명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저자들은 ‘한·일터널…’은 특정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좀 더 들어가 기술·경제적, 정치·외교·안보, 역사·문화·국민감정 사안까지 살펴보며 타당성을 논했다. 저자들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운용비용 절감이 이어진다면 한·일해저터널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큰 국제적인 사업이 된다”고 진단했다. 김 이사장은 “필요성은 절대적이지만, 그간 한·일터널 논의가 미진했다”며 “양국의 복잡한 과거사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지역의 해저터널 건설보다도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한·일해저 터널 건설이 결국엔 국민적인 공감대와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결단이 있어야만 추진될 수 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한·일해저터널 건설의 경제적 타당성과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들은 세계 주요 해저터널 사례를 살펴봤다. 해저터널은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유로터널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4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거나 계획되고 있다. 필요성이 제기된 지 192년 만에 공식적으로 개통된 유로터널을 비롯해 세계 주요 해저터널은 아이디어 개진에서 활용까지 족히 몇 세대가 걸렸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두 나라를 잇는 국제 해저터널은 지역개발에 탁월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이를테면 유로터널 개통으로 대륙부의 프랑스 파리가 통합유럽의 교통중심지로 부각했다. 한·일터널이 개통되면 서울도 파리에 버금가는 중심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유로터널이 유럽에서 유럽 통합과 발전에 기여했듯이, 한·일터널이 동아시아에서 담당할 역할을 산정해 볼 수 있다. 더구나 서울을 통해 연결되는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는 세계적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해저터널 건설이 현실화되면, 서울과 부산을 잇는 한반도를 주목하는 기업과 사람들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측면과 함께 주목되는 게 정치적 측면이다. 한·일해저 터널이 동아시아 통합의 촉매 역할을 강화하면서 응집력을 높일 것이다. 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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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터널, 그 타당성을 말하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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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해저터널은 한국을 세계 핵심 물류국가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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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바다 밑을 고속철도로 잇는 한·일해저터널은 우리나라를 세계의 핵심적인 물류국가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경제적 타산 등을 이유로 본격 추진되지 않고 있지만, 한·일터널이 건설될 경우 동북아 신시대를 열어가는 대동맥이 될 것입니다.” 이용흠(66) 세계평화터널재단 부이사장은 “한·일터널은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전해줄 최고·최대의 토목사업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산시청과 부산시립미술관, 벡스코, 누리마루 등 부산의 명품 건축물을 설계해온 이 부이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부산과 일본을 오가며 한·일터널 추진에 진력하고 있다. 부산이나 경남 거제도에서 쓰시마를 거쳐 일본의 후쿠오카를 잇는 한·일터널이 21세기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시대를 상징할 것이라는 신념에서다. 그런 평가는 한국과 일본열도를 잇는 해저터널을 ‘아시안 루트’나 ‘아시아 터널’로 부르자는 제안에서도 나타난다.이용흠 세계평화터널재단 부이사장은 한·일해저터널이 한국을 세계 물류국가의 핵심 축으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그리 머지않은 장래에 한반도종단철도(TKR)가 건설될 것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한·일터널도 자연스럽게 탄력을 받게 되고,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베링해협 해저철도로 연결되면 그야말로 한반도는 세계의 중심지가 될 것입니다. 세계평화터널재단은 궁극적으로 각 나라와 대륙을 연결하는 세계평화초고속도로망을 통해 영구적인 세계평화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한일터널과 베링해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한국과 일본열도를 해저 터널로 연결하자는 논의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한국에 앞서 일본에서는 1920년대부터 간헐적으로 해저터널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민간과 정부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1981년 국제평화고속도로 건설을 제창한 이후 노태우·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기간 한일 정상회담 등의 통로를 통해 해저터널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세대에 걸쳐 논의가 이어진 덕분인지 해저터널 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이 부이사장은 국민적 합의만 이뤄지면 한·일터널은 2020년 무렵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기술을 바탕으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30년쯤에는 여행객들이 바닷속의 고속철도로 한국과 일본열도를 누비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시장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보수적으로 접근하더라도 2030년 무렵에 터널을 이용할 고객은 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중국인 여행자들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방문한다면 이용객 숫자는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2010년 부산발전연구원의 보고서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보고서는 한·일터널은 생산유발 효과 39조4000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15조원, 25만9000여명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이사장은 최적의 노선과 구조물을 선정할 경우 건설비가 65조원으로 내려가면서 비용과 편익이 거의 유사해지고, 신기술이 개발되면 기간과 공사비를 훨씬 더 절감할 수 있게 돼 경제적 타당성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후쿠오카 사가현 가라쓰(唐津) 굴착 현장에는 한·일해저터널 타당성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예비터널이 뚫려 있다.그는 한국과 일본을 잇는 대형 프로젝트의 진행 방식도 언급했다. “양국의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공사를 진행할 때 한일터널 건설은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습니다. 초대형 건설사업의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건설은 정부 재정으로 시행하고, 운영은 민간에 맡기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명품 건축물을 설계하는 전문가인 그에게 한일터널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그는 “한·일터널은 세계 해저터널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일터널은 그야말로 장대터널이다. 해저터널 구간만 128∼145km에 이르고, 터널을 벗어난 여러 교량까지 포함하면 209∼231km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기존 최장 해저터널인 유로터널(38km·프랑스∼영국)은 물론이고 일본의 세이칸터널(23km), 외레순드터널(4km·스웨던∼덴마크)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그의 표현대로 “가히 인류 토목·건축사에 기억될 만한 대형사업”인 셈이다.이런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설 과정에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까. 그는 “토목과 건설 부문의 기술적 진보에 힘입어, 여러 공법으로 건설이 가능하다”며 현재의 기술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