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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봄날의 조국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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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초겨울 날씨를 잘 파악 하지 못하고 잠바를 안 입고 버스를 기다리다가 그야말로 얼어 죽을 것 같았던 날이 생각난다.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가는 10월 말쯤이었던 것 같다. 망우역 앞에서 청평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시외 버스라서 자주 안 다닌다. 20 여분 기다리는데 너무 추워서 빵집엘 들어갔다. 먹고 싶지도 않은 빵을 두어 개 사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시간을 보냈다.
 
더운 여름날 찐득거리는 것 하고 추운 겨울날 덜덜 떠는 것하고 어느 것 하나 택하라고 한다면 어느 것이 견디기 쉬울까? 두 가지 모두 싫은 것은 마찬가지이나 내 경우는 그래도 더운 걸 택하고 싶다. 추워서 죽은 사람들보다 더워서 죽은 사람이 좀 덜하지 않을까?

그게 그거겠지만…요즘은 그런일이 많지 않지만. 예전엔 그런 일이 많이 있었다. 동사한 사람 그리고 더위에 질식한 사람. 지난겨울은 유난히 내겐 길었다. 서울과 시골을 왔다 갔다 하며 주말이면 버스와 전철을 지루하게 타야 한다.

겨우내 주중은 집안에서밖에 나온 적이 없다 .너무 운동을 하지 않아서 은근히 걱정 된다. 먹은 것은 그대로 살이 되어 몸무게만 늘어나는 것이 두렵기 까지 하다. 그러다가 드디어 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왔다. 낮에 집안에 보일러를 올리지 않아도 춥지가 않다.날씨란 사람 마음을 움직인다.

비가 오고 우울한 날씨면 사람 마음도 우울하고 꽃이 활짝 핀 화창한 봄날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음은 나이를 먹지 않으니 누구나 마찬가지란 생각이다. 바람이 싱그럽기까지 한 오후다. 손녀딸을 둘러 업고 동네를 산책했다. 봄날의 동네 산책은 운동하기에 적당하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 참 즐겁고 행복하다. 어디를 가도 말이 통하고 거리는 정답고 여전히 정이 많은 사람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들이 아름답다. 전철역마다 화장실이 깨끗하고 분주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살아 움직이는 모습들이 생동감이 넘친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긴 이민생활의 외로움에서 그립던 조국의 품에서 나는 조국의 봄을 만끽한다. 주말이면 7호선 전철안에 도봉산 가는 사람 들이 울긋불긋 등산복 전시회를 하는듯하다.

빨강 파랑 보라 핑크 온갖 예쁜 색깔 들의 등산복 들이 등산복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참 수준 높아 보인다. 이젠 무엇이든 우리나라 것이 좋다고 한다. 언제부터 이렇게 부유한 나라가 되었을까? 돈들 없다 경제가 어떻다 해도 놀러 다니고 외식 다니는 사람 들 보면 돈 없다는 것도 다 거짓말 같다.

조용한 집을 애기 울움 소리로 살맛 나게 해주는 손녀딸을 엎고 안고 오늘도 앞산의 진달래와 철죽꽃을 감상 하며 즐겁고 행복한 조국의 봄이 지나간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봄. 어디다가 너를 비기야 이렇게 아름다운 강산의 봄을 어디다 비기랴!

유노숙(yns5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