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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다문화사회는 시대적 흐름… 배려·관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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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문화인구 140만명 넘어서
유럽인보다 부정적 인식 훨씬 강해
근거 없는 차별·편견은 이젠 버릴때
여성가족부는 여론조사기관 GH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19∼74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지수(KMCI)’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웃에 외국인이나 이주민이 있는 경우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50.03으로 가장 낮았고 가족이나 친인척 중에 이주민이 있는 경우도 51.8에 불과했다. 이주민을 가족·친인척으로 둔 국민이 그들에게 한국문화와 관습에 순응하라고 요구하는 일방적 기대가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친구(57.9), 직장·학교 동료(53.8) 중에 이주민이 있을 때 수용성 지수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어느 국가든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문화공존’에 대해서도 한국인은 유럽인보다 부정적 인식이 훨씬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부가 함께 공개한 유로바로미터(EB), 유럽사회조사(ESS)의 국제지표 항목을 보면 한 나라 안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것에 대해 유럽 18개국 국민은 찬성률이 평균 73.8%인 데 비해 한국은 36.2%로 조사됐다. (중략) 국민 정체성 관련 조사에서 한국인은 혈통 중시 비율이 86.5%로 비교대상 37개국 중 필리핀(95%), 베네수엘라(87.6%)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조상이 누군지를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을 보여준다.

〈세계일보 4월18일자〉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100% 국민행복실천본부 제1차 회의에서 이자스민 비례대표 당선자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다문화사회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최근 수원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범인이 조선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민 온 재외동포 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화의 가속화, 높아진 한국의 위상,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필요성, 남초현상에 따른 남성들의 결혼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재외동포 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국내이주가 증가하고 있다.

이 기사에는 한국 내의 다문화 인구가 140만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정도는 50% 내외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통계자료와 함께 제시돼 있다. 문화공존에 대해서도 유럽인에 비해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다. 다문화 시대는 거부하기 어려운 시대적 흐름이다. 다문화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다문화 사회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김재경 작가의 ‘코끼리’라는 소설이 있다. 한국에 이주노동자로 온 네팔 아빠와 조선족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살아갈 수 있도록 비비탄 총을 새로 산 남자애들의 첫 번째 표적이 되지 않고, 적이 필요한 아이들의 왕따가 되지 않고, 달리기를 할 때 뒤에서 밀치고 싶은 까만 방해물로 비치지 않도록, 나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탈색제를 썼다.

그러던 어느 날 세수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 세숫대야의 물을 거칠게 쏟아버렸다. 고개를 들어 보니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탈색제가 든 비닐봉지를 수돗가에 내동댕이쳤다. 나는 뒷덜미를 잡힌 채 방으로 질질 끌려들어가 멍이 시퍼렇게 들도록 종아리를 맞았다.”

최근 수원 살인사건의 범인이 조선족으로 밝혀짐으로써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필리핀 출신인 이자스민이 당선되면서 다문화 사회에 대한 관심과 함께 우려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국, 독일 등 유럽국가에서 경제위기로 인한 영향 등으로 사실상 다문화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소식들도 다문화 사회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는 데 한몫하고 있다.

독일은 과거 어려웠던 시절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부와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 이민을 간 곳이다. 동양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강했지만, 독일의 다문화 정책 덕택에 우리 동포들이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다. 경제적인 이유로 일자리를 찾아서 혹은 국제결혼을 위해서 독일이나 미국 등으로 이주해 간 우리의 역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배려와 관용으로 민주사회 이끌어야

한국에 온 외국인 이주노동자나 해외동포들 또한 독일로 힘겨운 생존을 위해 떠날 수밖에 없었던 우리 국민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이고 타문화권의 사람들이다. 이주노동자에 의한 범죄행위는 당연히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범죄자와 모든 이주노동자를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앞에서 소개한 소설에서 피부색에 대한 편견으로 탈색제로 표백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 작용하는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을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서구의 동양에 대한 지배 근거로 악용된 근거 없는 차별과 편견의 오리엔탈리즘을 우리 사회가 반복 재생산해서는 안 된다.

다문화 정책은 우리 사회의 필요에서 비롯된 면이 강하다. 3D업종의 노동력 부족, 남초현상으로 인한 국제결혼의 필요성 등이 그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기독교, 불교, 가톨릭 등의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곳이다. 순수 혈통이라는 의식이 강하면서도 외래의 종교를 조화롭게 수용했다. 민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배려와 관용이다. 소설 ‘코끼리’에 등장하는 아이처럼 탈색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한다.

어수창 비상에듀 논술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