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선을 훌쩍 넘어섰던 코스피가 요즘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하이일드 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주식보다 변동성이 낮고 채권이나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내 시장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 1900억원이 몰렸다. 금융기관도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도 하이일드 채권 펀드 투자수요는 점점 늘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주요 선진국의 국채 금리 상승으로 국채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하이일드 채권은 높아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국제적인 신용 평가사가 투자 적정등급 이하의 평가를 내린 채권, 즉 정크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따라서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부도가 나면 원금 손실이 일어난다.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투자 부적격이라도 영업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기업의 채권만 선별해 투자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위험은 낮은 편이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발행기업의 부도율이 2%대다. 경기 회복 국면에 투자하면 부도율이 낮아져 위험 또한 크게 낮아질 뿐 아니라 기업의 신용이 회복돼 채권가격이 상승함으로써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은 1년 동안 6.5% 올라 같은 기간 -4.4%를 기록한 코스피와 대별된다. 2년간 수익률도 22%로 코스피(19%)를 웃돌았다.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환율 변동에 따른 환 위험이 있어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 채권에서 발생한 수익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금액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국내 하이일드 채권 펀드 대부분은 재간접 투자 등을 통해 환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경기가 바닥 국면을 지날 때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회복기에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줄어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자본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의 변곡점을 이용한 단기투자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좋다. 투자 이후 채권 발행사의 신용 위험도가 과거 평균치에 근접하게 되면 환매 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잠실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