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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다문화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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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국방부가 육·해·공군 장병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다문화사회에 대한 의견조사였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인종·민족에 대해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문항에 장병의 75.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다문화 수용에 대해서는 69.5%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우리 사회의 다문화 현상에 대해 장병 다수의 마음과 태도가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는 우리 군의 다문화 장병정책 수립에 반영됐다.

병무청은 2007년 12월 인종이나 피부색 등을 이유로 장병이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병역법을 개정한 바 있다. 흑·백인계 등 외관상 식별이 명백한 혼혈인에 대해서는 제2국민역에 편입한다는 별개의 조항(65조 1항)을 뒀다. 그러나 이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이 2009년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다문화시대에 걸맞게 ‘병역의무 및 지원은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제3조 3항의 기본원칙을 확실히 해 모든 대한민국 남성의 현역 입대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더해 올해 2월부터 대통령령 ‘군인복무규율’ 제5조에 명시된 병사 입영선서와 장교 임관선서에서 ‘민족’이란 단어를 ‘국민’으로 대체했다. 다문화가정 출신의 징병검사 대상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한 조치였다. 올해부터 현역 입영이 본격 시작된 다문화 장병이 민족 개념 때문에 겪을 수 있는 혼란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국방부는 다문화 장병의 범주에 외국인 귀화자, 국외 영주권자 입영 장병, 결혼 이민자, 북한 이탈주민 가족 출신 장병 등을 포함해 놓았다. 군대 생활이 다문화사회 학습의 기회도 되는 셈이다.

국방부가 탈북 청소년의 군 입대 허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탈북 청소년이 ‘다문화 군대’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재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자 출신 가정에서 태어난 청소년은 입영이 가능하지만 북한을 이탈한 경우는 입대가 면제되고 있다. 탈북 청소년은 지난해 말 현재 2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탈북자 청소년이 입대하게 되면 대한민국과 대한국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들의 향후 한국사회 적응과 정착에도 도움이 되지 싶다.

안경업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