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공적인 사안과 관련한 공인에 대해 보도를 했을 때는 명예훼손 여지가 있더라도 위법하지 않으며, 언론 자유가 보장된 만큼 언론 스스로에 대한 비판도 넓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 노만경)는 16일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FTA 당시 쌀개방 추가협상을 약속했다는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한겨레신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겨레신문은 원고가 국익을 지키지 못하고 배반하는 행동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처럼 보도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인다”면서도 “한·미 FTA 체결 당시 쌀시장 개방은 국민이 알아야할 공공성과 사회성을 갖춘 사안이고 그 대상자도 공적인물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현저히 상당성을 잃지 않은 이상 위법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런 사안에 대한 제보나 폭로가 명확한 확인이 안 된다는 이유로 보도를 못 하면, 당사자의 인격권은 보호받지만 언론으로서 취재 보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조선일보 등이 “장자연 리스트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있는데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는 칼럼 등을 실어 명예가 훼손됐다”며 박상주 미디어오늘 논설위원 등 5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원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언론사가 타인에 대한 비판자로서 언론 자유를 누리는 범위가 넓은 만큼 그에 대한 비판도 넓게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언론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쉽게 제한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는데, 장씨 유족들이 방 사장을 고소한 사실 등을 봤을 때 이 문건 자체가 전혀 근거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피고들이 일일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이 사건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가 다른 언론사와는 매우 다른 태도를 보인 점 등에 비춰 피고들이 구체적인 정황 없이 악의적이고 경솔한 공격을 한 것으로는 평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heyday@segye.com
'장자연 리스트' 조선일보 방상훈 명예훼손 소송도 패소
"언론자유 보장된만큼 비판도 넓게 받아들여야 한다" 판단
"언론자유 보장된만큼 비판도 넓게 받아들여야 한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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