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교체 시책이 또 연기됐다. 어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마그네틱 방식 카드의 은행자동화기기(CD·ATM) 사용제한 조치는 2013년 2월부터 시범 운용에 들어간다. 3월 첫 시행에서 혼란을 겪자 6월로 미루더니 이를 다시 내년 이후로 늦춘 것이다. 민생에 직결되는 시책이 두 번씩이나 연기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 번이나 이번이나 이유는 준비 부족이다.
내년 이후에는 제대로 시행될지 걱정이 앞선다. 금감원은 앞서 3월2일 마그네틱카드 사용 제한에 들어갔다. 불법복제에 취약한 마그네틱카드를 복제가 어려운 집적회로(IC)카드로 교체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었다. 카드복제 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실익은 없이 혼란만 컸다. 은행 창구는 카드교체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체증을 앓았다. 카드사용자의 무신경도 원인이지만 당국의 준비부족 탓이 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조차 시행 3일 전에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IC카드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하다. IC카드 교체는 은행자동화기기를 이용할 때만 효과를 볼 뿐인데 카드불법복제 피해 중 ATM 피해는 1%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감원은 “IC카드 전환 실태를 현장 점검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근본적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결론은 다시 시행 연기다. 탁상행정의 비용이 작지 않다. 시장에 혼란을 주고 정책 신뢰를 깎아먹었다.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