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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家 사람들] ‘풍월주’,‘블랙메리포핀스’…올 여름 창작 뮤지컬은 어떤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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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화제작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생 블루베리의 묘한 맛
뮤지컬 풍월주는 풋 사과의 맛

동명 TV드라마가 원작인 뮤지컬 ‘파리의 연인’, 故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 연가’ ‘팝 뮤지컬 뉴 롤리폴리’,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우리 가요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달고나‘등 창작 뮤지컬의 여파는 올 여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 여름 관객들과 이미 만났거나 곧 만나게 될 창작뮤지컬의 현 주소를 들여다본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 신선한 소재로 승부한다. 결과는?

창작 뮤지컬 ‘풍월주’ ‘블랙메리포핀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판의 쓴 소리도 곳곳에 들려오는 중이다.

사극 뮤지컬 ‘풍월주’와 심리추리스릴러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는 각기 다른 신선한 소재, 김재범· 성두섭·장현덕과 같은 꽃미남 배우들을 캐스팅 해서 여심을 사로잡았다.

두 작품은 같은 날 개봉했지만 반응은 엇갈렸다. 우선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의 반응이 더 우호적인 편이다. 안개 속에 사라진 어느 수요일의 기억을 찾아가는 길에 관객들도 함께 동참했기 때문이다. 관객들로 하여금 넋 놓고 무대를 바라보게 만 하지 않고 긴장감 가득한 ‘심리 추리’ 역할을 쥐어 준 결과이다. 반전이 치밀하지 못하고 음악이 흡인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수준은 아니다. 직접 맛본 ‘블랙메리포핀스’의 맛은 손과 입 주변에 진한 보랏빛 흔적을 남기는 생 블루베리의 묘한 식감을 떠오르게 했다. 

뮤지컬 '풍월주'

창작 뮤지컬은 내러티브에 공감하지 못하면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풍월주’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슬픔과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할 것” 이라던 연출의 의도가 빗나갔기 때문이다. 긍정의 표를 던지는 감성적인 관객이냐? 감성이 무딘 이성적인 관객이냐?로 양분할 문제가 아니다. 사담과 열의 히스토리가 객석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결과이다. ‘당신들의 마음이 뭔지 알겠어’ 하는 공감지수가 높지 않으니, 세 남녀 ‘엇갈린 운명’은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 물론 뮤지컬의 세계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필터링을 거치는 사람들의 평가가 더 혹독했다. 그럼에도 사담과 열, 진성여왕의 내러티브를 보다 명확히 구축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졌다. ‘풍월주’의 맛은 아직은 덜 익은 풋사과의 맛이었다. 

●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한다

라이센스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주를 이루는 뮤지컬 시장에서 결코 쉽지 않은 소재인 노인,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따뜻하고 웃음 넘치게 버무려낸 작품이 작년에 이어 다시 관객몰이를 하는 중이다. 

따뜻한 감성의 창작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니더라도 한 지붕 아래서 밥과 정을 나누면 누구나 ‘식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두 할머니와 세 마리 동물 몽, 냥, 꼬의 발랄한 활약에 힘입어 감동과 더불어 시종일관 웃음을 안기는 뮤지컬로 현대사회의 외로움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 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지금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뮤지컬 '울지마 톤즈'

뮤지컬 ‘울지마 톤즈’는 故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 ‘톤즈’에 자신의 음악적 열정과 온 세상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극화한 작품. 가장 큰 특징은 故 이태석 신부가 직접 작사/작곡한 음악을 활용하여 뮤지컬 넘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번 뮤지컬에서는 ‘둥근 해’, ‘아리랑 열두 고개’ 등 그의 자작곡을 직접 만나볼 수 있으며, 특히 오프닝을 장식하는 ‘둥근 해’의 경우, 아프리카 전통 리듬뿐만 아니라 화려한 군무까지 더해져 이국적이고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태석 신부 역은 <마리아 마리아>의 애절한 명품 보이스 배우 크리스조, <조로> 가르시아 역의 유쾌한 감성 보이스 배우 박성환, <겨울연가> 상혁 역의 연기파 배우 전재홍이 번갈아 열연한다.

이어 한국 최초의 오디션 형식의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전국노래자랑 1등을 차지하기 위한 두 집안의 치열한 작전을 그렸다. 배우 서현철, 박성환, 김대종, 정상훈, 정민 등이 출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 남성 투톱뮤지컬이야 여성 투톱 뮤지컬이냐

명콤비 장유정 작가와 장소영 작곡가가 힘을 보탠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종갓집을 소재로 남성 투톱을 내 세운 뮤지컬이다. 순하고 착하지만 줏대 없는 형, 석봉役에는 배우 김재범과 김도현이 더블캐스팅 됐다. 동생 주봉役으로 아이돌 그룹 B1A4의 메인보컬 산들이, 배우 조강현과 성두섭이 열연한다. 월간 더 뮤지컬에서 기자, 공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2008년 상반기 가장 좋았던 창작뮤지컬’에 선정되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 6월 26일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개막을 확정지었다.

6월 29일 개막하는 뮤지컬 ‘콩칠팔 새삼륙’은 한국 뮤지컬 최초로 경성시대 신여성의 시각에서 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여성 투톱 뮤지컬(배우 신의정, 최미소)이다. 화려한 모던의 외면에 비해 그 속은 여전히 봉건적이었던 세태속에서 꿈을 빼앗기고 원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야 했던 두 젊은 모던 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오늘을 반추해본다.

이 작품은 작가(이수진), 작곡가(이나오), 연출가(주지희) 모두 여성으로 구성돼 여성의 시각에서 시대를 읽어냈다. 그 결과 여성 관객들이 감정이입할 수 있는 두 여주인공의 뮤지컬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여 주인공을 제외한 6명의 배우가 하나 이상의 배역을 맡았으며 이들이 도합 20 가지가 넘는 배역을 소화하며, 경성시대의 다양한 이면을 표현할 예정이다. 홍옥임의 약혼자, 의대생, 모던하다고 스스로 자부하지만 시대의 한계 안에 갇힌 보수적인 인물인 류씨역은 배우 조휘가 열연한다. 연극 '스프링 어게인'에서 만삭의 귀여운 딸로 나왔던 배우 정연이 이번 작품에선 홍옥임의 부친인 홍석후의 애인 화동 역으로 분한다. 뮤지컬 ‘모비딕’의 연출가이자 평론가인 조용신이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작품 제목인 ‘콩칠팔새삼륙’은 옛 우리말로, 남의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고 떠든다 혹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말로 이러니 저러니 지껄이는 모습을 뜻한다.

뮤지컬 '콩칠팔 새삼륙'

● 당신이 만난 건 뮤지컬이 아니라 ‘첫사랑’이다

오는 7월에는 동명 영화 원작의 창작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가 선전할 예정. 2년전 대구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초연됐다.
 
이병현, 姑 이은주 주연 영화의 절제된 감성과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만나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는 감성을 전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운명적 사랑을 느끼는 두 사람의 필연적 만남은 과거(1983년)에서 현재(2001년)까지 이어진다.

인우와 태희에서 현빈에게까지 이어지는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은 뮤지컬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간활용과 음악적 장치를 통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예정이다. 지난 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인우’ 역은 강필석과 새 신랑 김우형이 번갈아 가며 맡는다. 기억을 남기고 사라진 여자 ‘태희’ 역엔 전미도와 최유하가 캐스팅 됐다. 옛사랑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남학생 ‘현빈’ 역은 신예 이정훈과 이재균이 열연한다.

오래된 연인들의 프러포즈 성공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프로포즈’도 관객 만날 채비를 하는 중이다. 스무 살 되던 해에 처음 만나 9년 동안이나 사랑을 키워온 동갑내기 커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윤석현, 박지아 등 출연.

공연칼럼니스트 정다훈(ekgns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