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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오지마을 70대 노부부의 ‘문명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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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인간극장’
강원 홍천군 내면 을수골은 최근까지도 전기·수도가 들어오지 않은 오지 중의 오지이다. 계곡물마저 경치에 반해 비틀비틀 흐른다고 을수(乙水)골로 이름 붙었다. 심마니 전광서(75) 할아버지와 이복순(70) 할머니는 이곳에서 반평생 가까이 살았다. KBS 1TV ‘인간극장―을수골에 불이 밝으면’은 19일 오전 7시50분 이 노부부의 무공해 일상을 전한다. 

강원 홍천군의 오지 을수골에 사는 전광서 할아버지와 이복순 할머니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밤이면 촛불을 켜놓고 식사해야만 한다.
18∼22일 5부작으로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노부부가 첩첩산중을 떠나지 않는 사연과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면서 겪는 ‘문명 적응기’를 보여준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전기 없이 생활하기는 쉽지 않다. 아궁이에 불을 때서 난방하고 얼음장 같은 계곡물에 손으로 빨래해야 하며 밤에는 촛불로 어둠을 쫓는다. 그나마 2년 전 자식들이 발전기를 놓아줘 TV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기름값이 아까워 마음 편히 보지는 못한다.

할아버지는 을수골 토박이다. 8남매 중 장남으로, 가난한 살림살이 때문에 14살 이른 나이에 심마니가 됐다. 군복무 중 만난 할머니에게 반해 가정을 꾸린 그는 첫째 아이가 학교에 갈 무렵 ‘못 배운 한’을 물려주지 않으려 충북 청주시로 이사했다. 그런 할아버지가 20년 전 자식들의 만류에도 을수골로 돌아왔다. 가난했지만 포근한 고향이 그리웠기 때문이다. 요즘 할아버지는 가마솥에 할머니의 세숫물을 데우고 산에서 부인이 좋아하는 야생화를 한아름 캐오며 불편함 속의 행복을 즐기고 있다.

노부부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달 초부터 을수골에도 전기가설공사가 시작된 것. 비싼 가전제품을 살 엄두가 나지 않는 부모님을 위해 자식 4남매가 돈을 모아 세탁기며 냉장고를 마련했다. 청정지역 을수골에 날아든 문명의 이기에 노부부의 생활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