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13일(현지시간)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를 만나며 유로존 위기국 그리스, 스페인 다음으로 구제금융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하향된 이탈리아 등급은 정크본드(투자등급 이하 채권) 바로 두 단계 위다. 카자흐스탄, 불가리아, 브라질과 같은 수준이다.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탈리아가 그리스, 스페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나라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고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수순을 따랐다. 특히 최근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6% 안팎을 오가고 있어, 떨어진 신용등급이 반영되면 7%를 넘어설 가능성도 작지 않다. 국채 금리 7%는 구제금융으로 통하는 길로 여겨진다.
신용등급 하락 소식은 52억5000만유로의 대규모 이탈리아 국채 발행을 앞두고 발표돼 유럽연합(EU)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올리 렌 EU 통화·경제 담당 집행위원실의 사이먼 오코너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신용등급 강등) 타이밍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이날 전보다 낮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해 일단은 시장을 안심시켰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3년 만기 국채 35억유로어치를 지난달 입찰 때인 5.3%보다 크게 낮아진 4.65%의 금리로 발행하는 등 총 52억5000만유로어치의 국채를 성공적으로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위기가 확산하면서 프랑스 정부는 정부지출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직후 본인을 포함한 관료 월급을 30% 삭감했다. 또 최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할 때 열차를 이용했다. 관용차 크기와 수도 줄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최고급 세단 대신 디젤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을 선택했다. 장관도 작은 차로 교체하면서 아예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례도 생겼다.
백소용·이진경 기자 swinia@segye.com
이탈리아도 그리스·스페인 전철 밟나
기사입력 2012-07-13 19:23:22
기사수정 2012-07-13 23:21:12
기사수정 2012-07-13 23:21:12
신용등급 하락… 브라질과 같은 수준
52억 유로 국채발행 성공… 일단 안도
52억 유로 국채발행 성공… 일단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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