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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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건강하게 즐기려면?

지나친 흥분 금물… 물 하루 2ℓ 이상 마셔야
새벽 경기는 재방송으로 시청 바람직
야식, 기름진 음식·탄산음료 피해야
세계인을 때론 웃게, 때로는 울게 만들 각본 없는 드라마 2012 런던 올림픽이 한국시간으로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열린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제인 데다 우리나라가 처음 출전했던 올림픽이 1948년 런던 대회였다는 점, 그리고 무더위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런던 올림픽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와 런던의 8시간 시차. 우리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 기대되는 유도 남자 결승경기가 오후 10시10분, 이어 벌어지는 양궁 남자단체전 결승이 오전 2시10분 등 대부분의 경기가 늦은 밤 또는 새벽에 중계방송된다. 무턱대고 응원에만 빠지다 보면 ‘올림픽 증후군’으로 생체 리듬을 잃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무더위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청하느라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하면 신체리듬이 깨질 수 있으므로 틈틈이 낮잠을 자거나 초저녁부터 잠을 자두는 요령이 필요하다.
심리적 긴장 금물-충분한 수분 섭취


승부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 내용에 대한 적당한 긴장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경쟁심은 스트레스로 작용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나친 긴장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근육과 혈관을 수축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급작스레 혈압을 높이거나 장운동을 감소시켜 속을 불편하게 한다.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에 운동 경기를 보면서 흥분하면 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

유럽의 심장 학술지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중 지나친 흥분과 긴장으로 심혈관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혈당 수치가 높아지고 평상시보다 급사자가 1.5배 늘어났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 흡연자, 당뇨나 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이 올림픽 경기를 편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우선 피가 걸어져 심장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수분섭취를 충분히 한다. 우리 몸은 하루 1.5ℓ 정도 수분섭취를 해야 하는데 요즘처럼 땀이 많이 나는 때에는 2ℓ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윤종률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하게 흥분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박동이 빨라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무엇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밤샘 시청했다면 달콤한 낮잠을

사람은 밤에 잠을 자고 안정을 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수면 부족은 낮 동안의 기면증과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 차가 있지만 하루에 최소 5시간 야간 수면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TV를 보며 응원하느라 야간에 신체활동을 하면 낮에 두뇌활동이 둔화되고 분석력·사고력·기억력 등이 저하되어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신체적인 면역력도 감소하고 피로가 쌓인다. 특히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등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새벽 경기는 녹화를 하거나 재방송으로 시청하는 게 바람직하다. 점심식사 후에는 20∼30분 낮잠을 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도 좋다. ‘새벽 이 경기만큼은 기필코 사수하겠다’ 싶다면 저녁부터 잠을 자는 등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낮 시간에 졸리거나 정신이 멍해져 카페인이 든 음식을 섭취하기 쉬운데 이는 탈수와 식욕저하, 인위적인 각성 등을 일으켜 몸의 컨디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계단을 걸어본다든지, 주변을 산책하는 게 방법일 수 있다”고 귀띔한다.

고열량 음식 피하고, 밥은 다음날 먹는다

밤늦도록 TV를 시청하며 응원하다 보면 뱃속이 출출해져 야식을 찾는다. 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나른하고 식욕이 떨어져 식사를 거르고 배고프면 때와 상관없이 먹는 불규칙한 식생활을 초래하기 쉽다. 그러나 같은 양,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더라도 잠자리 전에 먹으면 살이 찌기 쉽다. 낮 동안 인체는 교감신경의 작용이 지배적으로 일어나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대사가 이루어지지만, 밤 동안에는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지배적이어서 섭취한 칼로리를 지방으로 전환하여 몸에 축적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당분이 있거나 위산 증가를 유발할 수 있는 산이 많은 과일, 그리고 기름진 음식과 탄산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수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야간에 시청할 때 저녁식사 시간을 오후 8시쯤으로 늦추고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과도한 공복감에 잠을 잘 수가 없을 때에는 죽처럼 소화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또한 밤늦은 TV 시청이 매일 반복되는 때에는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하루 3식을 챙겨 먹는 게 중요하다.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나 영양제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TV는 바른 자세로 불을 켜놓고 본다

야간에는 아무래도 TV를 보는 자세가 나빠지게 마련이다. 특히 옆으로 누워서 팔로 목을 괴는 자세, 목에 높은 베개를 베고 TV를 시청하는 자세, 허리를 밀착하지 않는 자세 등은 피해야 한다. 소파나 의자에 허리를 밀착시키고 윗몸에 힘을 뺀 편안한 상태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하고 되도록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중요 경기가 끝난 다음에는 눈을 감고 쉬는 것이 좋다. 또 눈이 마를 때마다 인공눈물을 넣어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구 표면을 촉촉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뻑뻑함이나 안구 건조 증상·피로감·시력 저하·두통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새벽에 시청할 때는 불을 반드시 켜도록 한다. 주위가 어두우면 동공이 크게 확대돼 눈의 피로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서 우리 몸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때인 만큼 음주나 흡연은 평상시보다 컨디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