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영국의 군사정보회사 IHS 제인스가 스웨덴 전투기 제작사 사브의 의뢰로 작성한 ‘전투기 시간당 운용 유지비(CPFH)’ 자료에 따르면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는 시간당 2만1000∼3만1000달러(약 2300만∼3500만원),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8200∼1만800달러(약 930만∼2000만원)의 운용 유지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F-35는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은 기체로 호주 공군과 미 해군 자료를 참고한 추정치라고 밝혔다. 또 FX 사업 대상기종인 공군형(F-35A)보다는 해군형(F-35B/C)이 유지비가 높은 것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F-35가 F-22 ‘랩터’의 보급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10년 기준 5만5057달러(약 6200만원) 정도인 F-22보다 20%가량 낮은 4만4000달러(약 5000만원)의 운용 유지비가 들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영국 의회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유로파이터 역시 운용비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투기를 운용 중인 오스트리아에서는 시간당 직접 운용비만 1만5000유로(약 2000만원)이며, 최대 5만유로(약 6900만원)까지 든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아직 시제기가 없는 F-15SE는 기존 F-15 전투기 자료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미 국방정보센터(CDI)가 공개한 미 공군 자료에 따르면 F-15E의 2010년 시간당 운용 유지비는 2만8639달러(약 3200만원) 수준이다. 이보다 구형 모델인 F-15C와 F-15D(복좌형 훈련기)는 각각 3만6633달러(약 4100만원), 3만4893달러(약 3900만원)에 이른다.
운용 유지비에는 연료비, 인건비, 부품비, 수리비용 등이 포함되는데 전투기는 기체 도입가격보다 운용 유지비가 더 많이 든다. 보통 30년간 운용할 경우 도입가격의 2∼3배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이를 의식해 FX 사업을 추진 중인 방위사업청은 운용 유지비에 해당하는 수명주기 비용에 대해 30%의 항목별 가중치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운용 유지비를 협상 지렛대 삼아 예산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엔진 등 고가의 부품 교체가 어느 정도 주기로 이뤄지는지 등에 따라 운용 유지비 차이가 클 수 있다”면서 “시험평가 과정에서 업체가 제출한 자료와 다른 나라의 운용 사례를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X 3차 사업에 참가한 3개 업체들은 자신들이 평가한 운용 유지비를 지난 14일까지 진행된 제안서 평가 때 방위사업청에 제출했다.
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