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일주일 가까이 계속되면서 불쾌지수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하지만 낮 최고기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불쾌지수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79개 주요관측지점 중 불쾌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 성산으로 84.7를 기록했지만 낮 최고기온은 31.8도에 불과했다.
전남 해남도 낮 최고기온은 32.2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지역보다 3도 이상 낮았지만 불쾌지수는 84.5를 기록했디. 서귀포도 낮 최고기온 30.7도에 불쾌지수는 83.6에 달했다.
최고기온과 불쾌지수가 이처럼 엇박자를 보이는 것은 불쾌지수 계산에서 습도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불쾌지수는 온도와 습도 등으로 계산하는데 습도가 온도보다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성산의 기온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습도는 84%로 높은 수준이었다.
백령도도 낮 최고기온 27.6도에 불과했지만 습도가 86%에 달하면서 불쾌지수가 77.7이나 됐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방의 불쾌지수는 80 이상으로 거의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이었다.
한편 이날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최고기온이 37.9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 지역은 그러나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 지역이어서 측정 값이 기후 통계 작성 등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전국 549곳의 AWS 관측지역에서 측정된 기온 중 일부가 최근 며칠째 최고기록을 갱신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AWS는 건물 옥상 위 에어컨 실외기 옆에 설치되어 있는 등 측정값의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006년 표준화 시행 이후 AWS 관측지역의 환경이 대부분 개선됐다”며 “미흡한 일부지역에 대해서는 추가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대구 37도, 광주·울산·전주·포항 35도, 서울 33도로 예상되는 등 주말에도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에도 대구 36도, 광주 34도, 울산 33도, 서울 32도까지 낮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현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