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양궁 규칙 변경의 역사는 그야말로 ‘한국 양궁 견제의 역사’. 양궁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1988년까지 양궁은 사격과 유사한 기록경기였다. 30, 50, 60, 70m의 거리별로 36발씩 총 1440점 만점으로 총점이 가장 높은 선수가 우승하는 방식. 실수가 적고 선수별 기량 편차가 작은 한국의 독주가 계속됐다.
1984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제외한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주인공들. 1984 LA 서향순, 1988 서울 김수녕, 1992 바르셀로나 조윤정, 1996 애틀랜타 김경욱, 2000 시드니 윤미진, 2004 아테네 박성현, 2012 런던 올림픽 기보배(왼쪽부터). 연합뉴스 |
2012년 런던에서 도입된 세트제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세트제는 전체 점수가 높더라도 세트별 득실을 따져 승자가 가려지기 때문에 안정된 실력보다는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 변수가 많아 실력 이상의 이변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
그러나 한국 양궁은 이 같은 룰의 변화에도 다시 한번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했다. 기본기 중심의 철저한 훈련체계, 룰의 변화에 맞춘 새로운 연습방법 개발 등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