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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정치인과 사이코패스의 유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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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거짓말에 양심 가책은 안 느껴
독선적 ‘불통정치’ 철저히 경계해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차기 대통령의 자격 조건으로 소통과 공감을 통한 수평적 리더십을 제시했다. 그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힐링 캠프’에서 ‘동정(sympathy)’이 아니라 ‘공감(empathy)’이 이뤄져야 소통이 된다고 했다. 안 원장은 쉽게 말하면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사실 현대 민주정치의 비극은 국민과 정치인 간의 불통에서 싹이 튼다. 미국에서도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은 유권자와 유리된 정치를 상징한다. 백악관, 의회, 연방정부가 있는 워싱턴이 구중궁궐로 남아 있다는 게 일반 국민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갤럽이 매달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의회에 대한 일반 국민의 지지도가 10% 안팎을 맴돌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정치인은 누구나 21세기 정치의 키워드로 소통을 꼽는다. 그렇지만 소통을 내세운 정권이 거의 예외 없이 불통의 덫에 걸리고 마는 게 현대 정치의 현실이다. 이명박 정부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후에 강조했던 ‘통합의 정치’는 소통과 공감 정치를 하겠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민주·공화당 간의 대립은 더 격화됐고, 미국 사회도 더 분열됐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가슴으로 소통하는 정치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 반면 교사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불통 정치가 사이코패스 정치로 치달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정권에 대한 최고의 모욕은 사이코패스로 규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 정치권에서도 심심찮게 사이코패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009년 국회에서 해머 질을 한 사건이 사이코패스 논란을 촉발했다. 최근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간, 살인 사건이 빈발하면서 일반 시민이 사이코패스 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코패스 기질을 가진 정치인이 활개를 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미국에서는 정치인과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2009년에 전미경찰청장협회 짐 코리 부회장은 연쇄살인범 사이코패스와 정치인의 특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사이코패스가 겉만 번드르르한 매력을 발산하고 자기 자신을 과신하며, 유창하게 말을 잘하고 거짓말을 서슴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함부로 조종하는 데 따른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인들이 이런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와 오바마 대통령의 연관 검색어로 사이코패스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미국의 시사 월간지 애틀랜틱 최신호는 정상인과 사이코패스 중간 정도에 있는 회색인을 워싱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코패스 중에는 연쇄살인범도 있지만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는 유형도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아돌프 히틀러와 이오시프 스탈린은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사이코패스 정치 지도자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세계 각국에서 군림하고 있는 독재자 중에 사이코패스가 다수 건재하고 있다.

사이코패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공감 능력이 없는 뻔뻔함이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한국에서도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지능적으로 감추고 있는 정치인들이 광화문과 여의도를 누비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뇌물을 챙기다 줄줄이 감옥에 가고 있는 인사들이 혐의 사실을 뻔뻔하게 부인하는 모습을 물리도록 지켜보고 있다. 이런 부류의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가 지능형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정치 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쌓이다 보니까 이제는 그들이 제발 사이코패스가 아니기를 바라는 지경에 이르렀다. 차기 대권 주자와 그 친인척 및 측근 중에서 사이코패스 특징을 숨기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부릅뜬 눈으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