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은 7일 일선 학교에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학생부에 ‘학교폭력 실태를 기재하라’는 교과부 지침 시행을 잠정 보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을 12월까지 보류토록 한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가 인권위 권고에 따라 조만간 관련 훈령에 대한 개선안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며 “최종 개선안이 나올 때까지 학생부 기재 자체를 보류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도 전날 국·과장 회의에서 “학생부에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보류 방침을 세웠다.
전북교육청은 학생 간 폭력이 ‘명백한 형사범죄 수준’으로 매우 중한 경우에만 징계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전남 교육청은 일단 현행 지침을 따르되 교과부 개선안이 미진하면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3일 국가인권위는 교과부의 ‘2012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가운데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공개 방식,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등에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교과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학교폭력의 학생부 기재는) 그 기록이 장기간 유지돼 입시 및 졸업 후 취직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한두 번의 문제행동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과도한 조치”라며 “졸업 전 삭제심의제나 중간삭제제 등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전북지역 각급 학교에 최근 직접 공문을 보내 학생부에 학교폭력 기록을 반드시 기재토록 했다. 교육감이 학생부 기재 거부 의사를 밝힌 강원 지역 학교에도 같은 공문을 내려보낸다는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는 학생부 기재 정책을 개선하라는 것이지 없애라는 게 아니다”며 “학생부에 반드시 입력해야 할 사항을 고의로 누락하는 교원은 관련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부에 학교폭력 처분 사항뿐 아니라 개선된 모습도 함께 기재하면 일부에서 우려하는 ‘낙인효과’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인권위 권고와 학생인권 등을 종합검토한 개선안을 빨리 마련해 대입 등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송민섭·김희원 기자 stso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