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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유기' 의사, 보낸 문자에 '우유 주사'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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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의 용의자가 숨진 여성에게 “우유 주사 맞을까요”라고 문자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초 경찰서는 김모(45)씨가 숨진 이모(여·30)씨에게 13종의 약물을 섞어 투약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와 이씨는 내연 관계였다?

김씨는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달 30일 오후 8시55분 이씨에게 “언제 우유 주사(흰색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지칭하는 은어) 맞을까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씨는 “오늘요”라고 답장한 뒤 오후 11시1분 김씨가 일하는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김씨는 11시쯤 병원 3층 수술실에 들어가, 나로핀·베카론 등 4가지 약품을 몰래 훔쳤다. 간호사에게는 “내가 너무 피곤해서 (수면 유도제)좀 맞아야겠다”고 말해 미다졸람을 가져왔다. 나머지 8종의 약물은 김씨의 집무실에 있었다.

자정이 되자 김씨는 병실로 가 이씨에게 약물을 투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링거병 2개를 연결해 미다졸람 5㎎을 생리식염수 100㎖에 희석한 용액부터 투약했다. 이씨가 15분쯤 잠을 자고 깨어나자, 나로핀 7.5㎎, 베카론 4㎎, 리도카인 등 10종의 약물을 포도당 수액 1ℓ에 희석한 용액을 넣은 링거의 잠금장치를 열어 왼쪽 팔 정맥에 투여했다. 이씨의 몸에 약물이 들어가는 동안 두 사람은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이씨는 잠이 들었고, 오전 1시10분~50분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씨 집에 6번 정도 찾아갔는데 갈 때마다 프로포폴을 투여했고, 3번 정도는 이씨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씨를 부인과 함께 한강공원에 유기

오전 1시50분쯤 병실로 돌아온 김씨는 이씨가 숨진 것을 발견하고 휠체어에 태워 병원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후 그는 오전 4시27분쯤 이씨의 시신을 한강공원 잠원지구 주차장에 승용차와 함께 버렸다. 시신을 유기한 김씨는 동행한 부인 서모(41)씨의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서씨는 시체 유기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13종 약물 섞어 투여하면 사망할 가능성 높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은 “10여종의 약물을 섞어 사용하는 것은 의사로서 비상식적인 일이다. 함께 투여하면 호흡 곤란을 일으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내놨다. 또 “미다졸람은 성적 흥분제는 아니지만 성적 흥분을 전혀 일으키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독성이 강한 나로핀은 혈관 투약이 금지돼 있으며, 베카론은 전신마취 수술 시 자발적인 호흡을 정지시키는 작용을 한다. 흥분·착란 등의 부작용이 있는 프로포폴도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과다 투약해 사망한 사례가 있다.

뉴스팀 new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