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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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 믿고 챙긴 ‘형님 리더십’

홍명보, 카리스마 갖춘 통솔력 빛나
“한국축구 큰 자산… 목표 이뤄 기뻐”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한국 축구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긴 홍명보(43)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의 ‘황금시대’를 예견했다.

홍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 및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동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선수들이 2002 한일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 축구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처음 20세 이하 팀을 맡으며 “한국축구의 황금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던 홍 감독은 이날 “말했던 바를 모두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홍 감독은 그간 런던올림픽을 착실히 준비해 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 줄 목적으로 과감히 21세 이하 선수들을 위주로 대회에 나섰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왼쪽)이 11일(한국시간)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2-0 승리가 확정되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카디프=연합뉴스
홍 감독은 부드러움과 엄격함을 겸비한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좀처럼 웃는 얼굴을 보기 힘들 만큼 강한 카리스마가 있지만 선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아우르는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하나로 만드는 통솔력을 갖췄다.

경기가 끝나고 동메달 획득이 확정된 순간 느낌은 어땠느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일단 기쁜 마음이 들었다. 나도 군대 안 가도 돼서 좋았다”며 농담 섞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와일드카드로 점찍었던 공격수 박주영이 병역 기피 논란에 휘말리자 “(박)주영이가 입대하지 않으면 나라도 대신 가겠다”는 말로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엄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