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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포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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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22조 투입 ‘극동의 허브’ 부푼꿈… 한·중·일 ‘절호의 기회’
러시아의 극동지역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될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대비해 대규모 인프라가 정비 중이고, 천연자원 개발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집권 3기를 맞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동지역을 ‘전략적 중요지역’으로 명명하고 지난 5월 정부조직 내 ‘극동개발부’를 신설하면서 이 지역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곳과 인접한 한·중·일 3국에도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시베리아 지역까지 포함한 풍부한 자원개발과 극동지역 수송 인프라 정비사업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불모지에서 러시아 성장 아이콘으로 변모

냉전시대 극동지역은 불모지에 가까웠다. 극동의 중심에 자리한 블라디보스토크 역시 구소련 태평양함대의 군항으로 이용될 뿐 경제적 개발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냉전 이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극동의 풍부한 지하자원에 눈을 뜨면서 1998년 이후 매년 플러스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2008년 ‘리먼 쇼크’로 러시아의 대다수 공업지역이 극심한 경제침체를 겪었지만 극동 시베리아 지역만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을 정도다. 지난해 러시아의 극동 무역액은 235억달러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수출(48%)과 수입(62%)이 동반상승했는데 과거 10년간 가장 높은 증가치다.

이 지역 성장의 견인차는 지하자원 채굴산업이다. 2010년 극동지역 지역총생산(GRP)에서 광업부문은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또 극동지역 천연가스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5%를 차지한다. 이를 발판으로 블라디보스토크는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에너지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다음달 8∼9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도시 인프라 정비작업에 한창인 러시아 극동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토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APEC을 통한 도약을 준비


내달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는 거액의 예산이 투자돼 인프라 정비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리모델링을 비롯해 하수처리장, 회의숙박시설, 도로 등의 건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극동 및 바이칼 지역 사회경제 발전에 2013년까지 6732억루블(약 22조6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

이런 대규모 투자로 블라디보스토크는 낡고 촌티나는 군항의 이미지에서 현대적 항구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미 지난 11일에는 APEC 정상회의가 열릴 루스키섬과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 사장교인 ‘블라디보스토크 대교’(길이 3100m, 교각 간 거리 1104m)가 완공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러시아는 이 다리 건설에만 무려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쏟아부었다.

◆한·중·일과의 협력 확대 필요성

현재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한 해외투자를 보면 네덜란드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네덜란드계의 메이저 회사인 ‘로열더치셀’이 천연가스전 개발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한 덕분이다. 이에 반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한·중·일은 예상보다 투자가 저조하다. 중국이 6위, 일본이 7위, 한국이 9위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한·중·일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빅토르 이샤에프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사는 최근 중국을 방문해 “러시아 극동에 차지하는 중국의 투자비율은 불과 1%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중국 자본의 투자 확대를 강하게 요청했다. 러시아 측은 한국 역시 극동지역 무역량의 30%를 차지하면서도 투자는 전체 1%에 미치지 못한다며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남·북·러 가스관’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TSR(시베리아횡단철도)-TKR(한반도종단철도) 연계, ESPO(동시베리아-태평양 원유) 도입, 사할린 가스전 수입, 북극해 항로 상업화 등 굵직굵직한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러시아가 APEC 정상회의 이후 극동개발 예산을 다시 삭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최근 “극동은 연방정부에 있어 전략적 중요성을 갖는다. 이 지역의 개발은 러시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과제”라고 반박하며, 중단 없는 투자와 개발 의지를 표명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