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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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로그기록 공개… 파행 봉합

非文3인 복귀했지만 갈등의 골 여전… 가시밭 경선 예고
모바일 표심 왜곡 논란으로 파행됐던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이 27일 가까스로 정상화했다.

제주에서 시작된 민주당 경선은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비문(비 문재인) 후보들이 모바일투표 불공정 의혹을 제기하며 울산 경선을 보이콧하고 이날 2차 방송 토론회까지 무산되는 등 파행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제주 모바일 경선 무효표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간신히 제 궤도를 찾았다. 비문 후보들의 경선 복귀 선언으로 경선 일정은 재개됐지만 당 지도부, 문재인 후보와 비문 후보 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대립각이 한층 예리해져 경선은 한층 격렬해질 전망이다. 경선이 내분 양상을 띠면서 초반 흥행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경선 정상화 계기는 제주 모바일 선거 전산기록(로그) 분석 결과였다. 자동음성안내(ARS) 방식으로 치러진 모바일투표의 미투표 처리건수를 집계한 결과 599건에 불과했다. “최대 1만4000여표가 비문 후보 이름만 듣고 번호를 누른 후 확인 절차를 끝마치지 않고 전화를 끊어 미투표 처리됐다”는 의혹을 제기해온 비문 진영으로서는 난감한 결과다. 이례적으로 낮은 58.6%라는 모바일 투표율은 각 캠프의 무리한 모바일 선거인단 동원의 결과로 풀이됐다.

비문 후보들은 일단 경선에 복귀했지만 ‘이·문(이해찬·문재인)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각을 세웠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친노라는 이름의 세력이 당의 새로운 기득권과 특권이 되고 있다. 마음을 비우고 당당하게 당내 특권·반칙과 맞서겠다”며 “노무현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과는 완전히 결별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사실상 ‘이·문 담합론’을 겨냥한 것이다. 손 후보도 경선 복귀 후 트위터에 “민주당을 더 이상 특정계파와 조직된 소수에 좌우되는 정당, 패권세력의 볼모로 남겨두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측은 ‘이·문 담합’의 근거로 문 후보 캠프의 내부 문건 이메일 수신대상에 이해찬 대표, 김태년 비서실장 등이 포함된 자료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메일에 등록된 이들의 전자우편 주소는 실제로는 총선 낙천자 A씨, 김부겸 전 최고위원 등의 주소로 확인됐다.

편파선거 시비에 휘말린 문 후보측도 반격에 나섰다. 이·문 담합 의혹에 대해선 “캠프 자원봉사자가 각 지역위원장에게 보내면서 빚은 실수”라고 해명했다. 문 후보 캠프는 “문 후보 지지자 역시 미투표 처리될 가능성이 똑같았는데 마치 문 후보가 큰 득을 본 것처럼 몰아갔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문 후보 캠프 문용식 디지털캠페인 본부장은 “김 후보 측 안민석 의원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무효투표 수가 1만3000표나 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명백한 반칙”이라며 안 의원이 정치적 책임을 질 문제라고 몰아세웠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