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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이 1990년 7월31일 경찰 호송버스 쇠창살을 뜯고 탈출했다가 이틀 만에 붙잡혀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그해 6월 26일 상습절도 혐의로 대구 남부경찰서에 의해 구속된 그는 대구지검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이날 검찰 신문을 받은 후 이감 중이었다. 25인승 버스에 피의자 35명과 함께 호송되던 그는 운전석 옆좌석에 앉은 호송경찰관 3명이 서 있는 피의자들에 가려 뒷부분을 잘 볼 수 없는 점을 이용해 맨 뒷좌석에 앉아 포승을 풀었다.
이어 호송버스가 도로 정체로 서행하자 차량 뒤편 문 쇠창살 1개의 용접부분을 제쳐 뜯어낸 후 도주했다. 쇠창살 13개 가운데 1개가 빠져 있는 것을 보고 1개를 더 뜯어내 세로 20㎝ 간격의 틈새를 만들어 빠져나간 것이다.
뒤늦게 발견한 호송경찰관 3명이 뒤쫓았으나 그는 인근 공사장의 담벽을 넘어 달아났다. 하지만 그는 이틀 후 애인을 만나기 위해 대구시 중구 달성동 모 여관 주차장에 나타났다가 잠복 경찰관들에게 검거됐다.
최갑복이 유치장 안에 탈출을 암시하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그는 경찰이 제공한 구속적부심 청구서 청구이유란에 ‘出理由書’(출이유서·유치장을 나가는 이유)라고 적었다. 이어 ‘미안합니다’라는 글귀를 세 번 썼다. 또 옆에는 ‘누명은 벗어야 하기에 선택한 길입니다’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누구나 자유를 구할 本能(본능)이 있습니다’라는 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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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5시쯤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탈주한 최갑복이 유치장에 남긴 탈주이유를 밝힌 쪽지. 대구=연합뉴스 |
경찰은 또 목격자 신고 57건 가운데 밀양에서 봤다는 신고가 16건에 달해 이 지역의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 21일 오후에는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 동학사 인근에서 그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에 나섰으나 오인신고로 판명됐다.
대구=문종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