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에서 2인으로 변화한 동방신기는 숫자는 줄었어도 실제 크기는 작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유노윤호(26)는 여전히 듬직해보였고 최강창민(24)은 진지한 자세로 부쩍 늘어난 말수를 자랑했다. 지난해 1월 ‘2인 체제’에서 처음으로 낸 5집 앨범 이후 1년8개월 만에 동방신기가 6집 ‘캐치 미(Catch Me)’로 돌아왔다. 싱글 앨범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아이돌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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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6집 앨범 ‘캐치 미’로 1년8개월 만에 가요계에 돌아온 동방신기. 이들은 11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에 나선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동방신기가 처음에는 ‘허그’라는 대중적인 곡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SMP 쪽으로 흘러갔어요. 5집 때는 2인 체제가 되면서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지만, 이번 앨범에는 (퍼포먼스를 보지 않아도) 음악만으로 들을 수 있는 곡들을 넣었습니다.”(유노윤호)
2004년 데뷔한 동방신기는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 장수 그룹이 된다. SM 안에서도 선배 위치에서 이사급인 강타·보아와 후배 사이를 조율하는 어깨 역할을 하고 있지만, 2009년 그룹이 갈라지는 아픔을 겪으며 동방신기는 더 노력하고 배워야 했다.
“2010년 SM타운 콘서트가 저희 둘의 공식적인 첫 무대였어요. 그때도 이미 7∼8년 활동한 시기였는데 데뷔 때보다 더 떨렸어요. 사람이 극도로 긴장하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오금이 저린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습니다. ‘우리 둘이 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하며 스스로 확신하지 못했던 시기였어요.”(최강창민)
“둘이기 때문에 한 명이 쉬면 다른 한 명은 죽어라 해야 하잖아요. 올 초 진행했던 일본 라이브 투어가 (2인 체제의) 첫 콘서트였는데 5만 관객 앞에 둘이 서니까 기가 눌리더라고요. 석 달 동안 20회를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배웠습니다. 마지막 날 저도 모르게 자신을 놓아버리면서 울었어요. 창민이랑 함께하면서 즐거웠지만 마음 한편에서 ‘가능할까’ 생각했었거든요. 일본 투어를 통해 저희가 성장했어요.”(유노윤호)
수많은 아이돌 그룹 중 하나지만 약 10년간 성장통을 겪으며 팬들로부터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그룹 동방신기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유노윤호는 “싱글 문화를 만든 것은 동방신기였다”며 “‘아이돌이니까 노래를 못한다’는 생각도 동방신기 때부터 바뀌면서 아이돌 퀄리티가 올라갔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동방신기는 비스트·빅뱅·2PM·엠블랙 등 몇 년 전부터 등장한 보이 그룹의 경쟁상대보다는 이들에게 영향을 준 선배 가수로 인정받고 있다. 데뷔 10주년에도 20대 청춘인 두 사람은 이런 부분에서 모호한 감정을 느끼는 듯했다.
“동방신기는 확실히 요즘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에서 벗어난 느낌이 있어요. 물론 후배 가수들에게 자극은 받아요. 2명이 활동하는 쌍둥이 보이 그룹 ‘테이스티’의 경우 자기 표출을 잘하더라고요. 이들을 보며 안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샤이니의 셜록 앨범 때도 깜짝 놀랐어요. 노래·춤을 기본으로 하면서 자기만의 색깔과 아우라를 낼 수 있는 팀으로 보였거든요. 여자 후배로는 아이유를 진심으로 인정합니다.”(유노윤호)
“저는 ‘저××는 내가 이겨버려야지’라고 생각해요. 하하. (보이 그룹들을) 단순한 후배가 아니라 경쟁상대로 봐요. 오묘한 부분이에요.”(최강창민)
이들은 11월부터는 세계 각지를 도는 월드투어를 시작한다. 그 출발지는 17·1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 공연이다. 유노윤호는 이 공연에 대해 “진짜 국내 팬들을 대상으로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한 번도 없었어요. 단 한 번도. 정말 하고 싶었는데 뭐라 표현할 수 없이 좋아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강창민도 “(국내 단독 콘서트를) 한 번도 못했다”고 힘주어 말하며 한 맺힌 마음을 표현했다.
이들은 “내년 10주년에는 10년간 믿고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콘서트 같은 쇼’ ‘토크 쇼’ 등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할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