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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초등생들 야구로 웃음꽃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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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SK와이번스, 인천리틀야구단 운영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다문화리틀야구단 어린이들이 문학야구장을 뛰며 몸을 풀고 있다.
초등학생 11명이 인천문학야구장에서 소리친다. 생김새와 말투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들을 우리는 다문화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미 다인종·다문화사회에 살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14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에 이르며, 결혼 이주민도 21만명 이상이다. 다문화가정 출생 자녀만도 15만명을 넘어섰다. 농촌에서 3명 중 1명은 외국인과 결혼하고, 신생아 10명 중 1명은 혼혈이다. 중국, 일본, 베트남, 몽골, 필리핀, 페루 등 엄마의 출신지는 서로 다르지만 야구가 하고 싶어서 모인 아이들의 모습에선 웃음만이 보인다.

11명의 다문화리틀야구단 어린이들이 문학야구장에서 연습경기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파이팅하고 있다.
인천지역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처음 야구 수업에 참여했을 땐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었다고 한다. 4개월이 지난 지금 ‘파이팅’,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자발적으로 할 만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했다. 특히 고학년은 저학년을 배려하고, 저학년은 고학년을 잘 따르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다정하고 정겨워 보이는 동네 아이들 모습이다.

다문화리틀야구단의 석동현군이 문학야구장에서 손지환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
토요일 오전 손지환 코치(前 SK와이번스 내야수)의 구령소리에 아이들이 스트레칭과 준비체조를 시작한다. 캐치볼과 배팅연습 등 매주 반복되는 훈련 중에서도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미니게임이다. 치고 달리고 웃고 안타까워하고 소리지르고 그들만의 야구를 만들어가는 모습에 보는 사람의 얼굴에도 미소가 저절로 인다. 

다문화리틀야구단의 박민성군이 3루에서 김한중군을 아웃시킨 뒤 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야구 배트에 맞은 공이 하늘을 가른다. 1루에 있던 한 아이가 2루를 향해 힘껏 내달린다. 공은 파울이다. 다시 1루로 향한다. 다시 깡∼하는 소리가 들린다. 2루로 달린다. 또 파울이다. 손 코치가 큰소리로 외친다. “뜬공은 보고 뛰는 거야, 몇 번째 얘길 하니” 3구째 드디어 안타다. 두 번이나 2루까지 전력질주하던 아이는 힘이 빠져 2루에서 아웃되고 만다. 다른 어린이야구단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지만 야구를 즐긴다. 

11명의 다문화리틀야구단 어린이들이 문학야구장에서 연습경기가 끝난 뒤 미래의 밝은 꿈을 위해 힘차게 뛰어 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박민성, 김승현, 오준섭, 김한중, 석동현, 오주환, 이유금, 정기윤, 송지훈, 주재민, 김재환군.
인천리틀야구단은 다문화어린이를 대상으로 SK와이번스와 인천시가 공동으로 마련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금전적인 부담 없이 스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야구단의 목표는 다문화는 틀림이 아닌 다름이란 걸 알게 하고 자신감을 키워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데 있다.

일주일에 하루 2시간 동안 아이들은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인천 SK선수들이 경기를 하던 문학야구장 천연잔디구장에서 야구연습을 하며 행복을 가꾼다. 야구하는 날을 기다리다 보면 일주일이 언제 가는지 모른다고 활짝 웃는다. 아주아주 먼 훗날에도 문학야구장에서 야구 웃음꽃이 피어 있길 기대한다.

사진·글 이재문 기자 m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