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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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튀김, 파스타… 고등어의 화려한 변신

눈길 끌고 입맛 잡는 다양한 요리법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튼튼한 지느러미로/ 나를 원하는 곳으로 헤엄치네//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나는 또다시 바다를 가르네// 몇만 원이 넘는다는 서울의 꽃등심보다/ 맛도 없고 비린지는 몰라도// 그래도 나는 안다네 그동안 내가 지켜온/ 수많은 가족들의 저녁 밥상.”

산울림(김창완)의 노래 ‘어머니와 고등어’부터 루시드 폴의 ‘고등어’에 이르기까지 여러 세대의 노래에 등장할 정도로 고등어는 가장 친근한 식재료 중 하나다. 세대와 장르가 달라도 푸근한 어머니와 소박한 밥상을 떠올리게 하는 정서가 공통으로 깔려 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 기름이 좔좔 흐르는 고갈비와, 묵은지에 돌돌 말아 푹 익힌 묵은지 고등어찜은 그야말로 꽃등심 부럽지 않은 밥 도둑이다. 고등어는 제철인 이맘때 지방을 최대 20%까지 저장, 참치 뱃살 못지않게 부드럽고 담백해 회나 초밥으로 먹어도 일품이다. 서민음식이라는 편견 때문일까. 고등어는 구이와 조림, 찜 정도로만 밥상에 올라왔다.

하지만 고등어도 회부터 초밥, 튀김,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다. 일식당 ‘슈치쿠’(여의도 63빌딩)의 나카무라 코우지(35·사진) 셰프의 도움을 받아 고등어를 화려하게 변신시켜 보기로 했다.

글 김수미, 사진 이제원 기자

TIP

■고등어 전처리 방법=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후 칼등으로 부드럽게 비늘을 긁어낸다. 머리 부분은 칼집을 내 자르고, 배쪽 부분은 칼질해 내장을 깨끗하게 끄집어낸다. 안쪽의 피를 흐르는 물에 잘 씻어내고 종이 냅킨 등으로 물기를 닦는다.

■고등어 석장 포뜨기=전처리한 고등어의 오른쪽 배부분을 앞쪽으로 해 도마 위에 올려놓은 후 배 부분부터 중심 뼈까지 칼집을 넣은 후 180도 회전시켜 등쪽 부분에 동일한 방법으로 칼집을 넣어 뼈와 분리시킨다. 뒤집어서 동일한 방법으로 나머지도 포 뜬다.

#고등어 회(시메사바·식초 절임)와 고등어 초밥(사바니기리스시)

우리나라에서는 고등어가 비릴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회로 잘 먹지 않지만 일본은 선술집 등에서 흔하게 고등어회를 즐긴다. 기름이 잔뜩 오른 제철 고등어회는 참치회와 비교할 정도로 담백하고 부드러워 입 안에서 살살 녹고, 별다른 기술 없이도 집에서 쉽게 뜰 수 있다. 고등어는 쉽게 상하기에 수산시장에서 구입할 때 횟감을 달라고 하고, 집에 가져오자마자 곧바로 식초에 절이는 것이 좋다. 식초가 스며들 때까지 냉장고에서 2시간 정도 숙성시키는데, 하루 정도 지났을 때가 가장 맛있다.

〈재료〉(4인분)=고등어 1마리, 소금 50g, 식초 200㏄, 물 50㏄

〈만드는 법〉 ①석장 포뜨기한 고등어의 양면에 소금을 골고루 뿌린 후 랩으로 덮어 1시간30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둔다.

②①을 꺼내 물로 씻어내고 종이냅킨 등으로 물기를 닦는다.

③분량의 식초·소금·물을 혼합해 차게한 것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닦는다.

④먹기 직전에 배 쪽 가시를 칼로 도려내고 중간 부분에 박혀 있는 잔가시를 핀셋으로 뽑아내고, 껍질 부분에 있는 엷은 막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벗겨낸다.

⑤2시간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후 꺼내 간장·고추냉이(와사비)·초절임 생강 등을 곁들여 먹는다.

⑥초밥으로 먹으려면 초밥용 크기로 자른 후 회를 밥 위에 올리고 가볍게 주물러서 고등어초밥을 만든다.

#고등어 튀김

빵가루 대신 전분을 묻혀 튀기는 것이 포인트. 담백해서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일본에서는 아이들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라고 한다.

〈재료〉(4인분) 고등어 2마리, 진장 30㏄, 청주 20㏄, 전분 20g, 레몬 2분의 1개, 생강즙 약간, 마늘즙 약간, 튀김 기름(식용유) 180㏄, 비닐봉지 1개

〈만드는 법〉 ①고등어를 석장 포뜨기한 후 배 쪽 가시를 칼로 도려내고, 중심 살 쪽의 잔가시를 핀셋으로 뽑아 제거한다.

②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비닐봉지에 담고, 진장·청주·생강즙·마늘즙을 넣고 양념이 배도록 가볍게 주물러준다.

③10분 후 양념한 고등어를 한쪽씩 전분에 묻힌다.

④튀김 기름을 180도 정도로 달군 후 노릇노릇하게 튀겨낸다.

⑤그릇에 레몬과 함께 곁들여 낸다.

#고등어 된장조림

간장과 고춧가루로 칼칼하게 맛을 내는 우리의 조림 방식과 달리 일본식 된장으로 달짝지근하게 조리는 방식이다. 가쓰오부시와 가다랑어로 육수를 내고 일본된장·설탕 등을 넣는데, 비린내가 전혀 없다.

〈재료〉(4인분) 고등어 2마리, 일본된장 2큰술, 물 300㏄, 청주 200㏄, 미림 50㏄, 설탕 2큰술, 진간장 1큰술, 생강(슬라이스) 약간, 대파 1대.

〈만드는 법〉 ①석장 포뜨기한 고등어의 한쪽을 2등분한 뒤 뜨거운 물을 껍질 부분에 끼얹어 비린내를 제거한다.

②냄비에 된장 외의 양념과 생강(슬라이스), 고등어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거품을 걷어낸다.

③된장을 풀어 넣고 걸쭉하게 될 때까지 10분 정도 조린다.

④③을 그릇에 담고 대파 흰 부분을 얇게 채를 썰어서 곁들인다.

#고등어 봉초밥(사바 보우스시)

고등어 배를 갈라 그 안에 밥을 넣은 뒤 김밥처럼 돌돌 말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초밥의 한 종류. 고등어는 서민 음식이라는 편견을 날려주는 요리로 호텔 일식당과 유명 일식집의 인기 메뉴다.

〈재료〉(4인분)=식초절임 고등어 1마리, 스시용 초밥 100g, 고추냉이(와사비) 약간, 통깨 약간, 일본 깻잎(시소) 서너 장, 단식초(아마즈)에 담근 흰 다시마

〈만드는 법〉 ①식초절임한 고등어의 배 쪽 가시를 칼로 도려내고 중심에 박혀 있는 가시를 뽑아내고 껍질의 얇은 막을 조심스럽게 벗겨낸다.

②머리와 꼬리를 잘라내고, 몸통에 칼집을 넣어 얇게 펼쳐둔다.

③②에 고추냉이, 통깨를 얇게 깔고 식성에 따라 채를 썬 일본 깻잎(시소)도 올린다.

④스시용 초밥 50g을 가운데 놓고 위부터 손으로 가볍게 눌러둔다.

⑤고등어를 뒤집어서 윗부분에 젖은 냅킨을 씌워 덮고, 김발로 감싸서 옆으로 밥이 나오지 않도록 강하게 눌러준다.

⑥그대로 한입 크기로 잘라 나누어도 되지만, 고등어 껍질 부분에 가볍게 잔 칼집을 내고 토치 등으로 가볍게 구워서(아부리) 흰다시마(단식초에 절임한 것)를 덮어 한입 크기로 자르면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