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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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고비마다 깜짝 행보·잦은 승부수… “유권자 혼란 부추겨”

단일화 협상 국면서 다시 ‘타이밍 정치’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정치적 고비 때마다 깜짝 행보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야권단일화 협상 과정에서도 문 후보의 허를 찌르는 제안을 하며 주도권을 잡아나가려 한다.

하지만 무소속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안 후보의 잦은 승부수는 대선 구도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유권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안 후보의 깜짝 행보와 대선 불확실성


12일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곤혹스러움을 토로했다. 전날 안 후보가 종합정책을 발표하며 기습 제안한 ‘반값 선거운동’ 탓이다.

안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당 문 후보에게 “절반의 비용으로 대선을 치르자. 두 분 의지만 있으면 바로 실현되는 일”이라고 기습 제안했다.

문 후보는 이런 안 후보의 제안에 “실현할 수 있으면 참 바람직하다”면서도 “반값 선거비용이 새 정치 공동선언의 주제로 들어가면 (선언문 채택이) 조금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일화 협상의 한 축인 문 후보조차 안 후보의 예측 불가능성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안 후보의 정치개혁 제안들과 관련, 그 명분에 찬성하면서도 추진 방식에는 이의를 제기한다. 양측의 단일화 협상이 임박한 시점에 문 후보를 박 후보와 동시에 거론하면서 ‘반값 선거운동을 하지 않으면 정치개혁 의지가 없는 후보’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인하대 강연에서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거론하며 안 후보가 ‘새로운 의견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언제나 의심받고 반대에 부딪힌다’고 했다”며 “이는 어떤 합리적 반론도 낡은 정치, 기득권 세력의 목소리로 낙인 찍어 토론을 불허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에도 흠집을 내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2일 부산시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을 방문, 상인이 썰어준 전복회를 먹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안 후보 측의 잦은 입장 뒤집기


안 후보 측이 애매하고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하다가 깜짝 선언을 하거나 기존 입장을 자주 번복하면서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후보는 지난 5일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문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위한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 회동 일자도 다음날로 못박았다.

민주당은 물론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단일화 논의 촉구에 화답하는 성격이었지만 “(단일화 논의는) 10일 정책발표 이후가 좋겠다”는 기존 안 후보 측 입장을 감안하면 예상 밖 제안이었다.

문, 안 두 후보 간 단일화 회동 이후 과연 언제부터 단일화 방식이 논의될 것인가에 대한 대답도 결국 11일 정책발표 자리에서 돌발적으로 나왔다. “새 정치 공동선언이 우선”이라는 안 후보 캠프 측 입장을 안 후보가 뒤집은 셈이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새 정치 공동선언을 조속히 끝내고 단일화 룰 협상에 들어가고자 했던 민주당에 복지경제정책팀, 통일외교안보정책팀의 추가 구성을 전격 제안했다.

문 후보 측에선 “단일화 협상 시간 끌기”,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안 후보 측은 ‘국민을 위한 결정’이라는 이유를 댔다. 한 정치전문가는 “단일화 정국을 주도하려는 안 후보의 릴레이 제안은 3자 구도를 유지하려는 고도의 정치 플레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