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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총장)·경영학 |
문제는 박근혜, 문재인 후보로 압축된 이번 선거에서 양 후보가 내놓은 경제공약이 쓰러지는 경제를 살리는 처방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가 올바르게 살아나려면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경제운용의 새 틀을 마련하고 이를 움직이는 미래 산업을 발굴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봤을 때 박 후보는 성장을 강조하고, 문 후보는 분배를 강조해 각각 자신의 지지세력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를 움직이게 하는 산업동력의 창출에는 두 후보 모두 확실한 답이 없다.
이는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인 경제민주화 정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우선 박 후보의 공약은 대기업집단법 제정, 재벌총수 경제범죄의 국민참여재판,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등 기존의 경제질서를 바꾸는 개혁 내용이 대부분 빠졌다. 순환출자 해소,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에 재벌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논리다. 이것은 재벌개혁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성장동력이 떨어져 경제가 더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후보의 공약은 경제의 성장동력 붕괴가 재벌기업의 경제력 집중으로 인한 중소기업과 서민경제의 파탄에 의한 것임을 간과한 것으로 올바른 경제회생에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
문 후보의 공약은 순환출자 전면규제,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상한 축소 및 사업연관성 요건 강화 등 강경한 경제민주화 내용을 담고 있다. 순환출자의 규제와 지주사의 요건 강화는 사실상 재벌해체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대기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출자총액제한제의 부활은 대기업의 사업다각화를 막아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경제민주화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자칫하면 분배를 강조하다가 성장을 위축시켜 경제의 침몰 위험을 확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재벌개혁을 강화해 경제력을 분산할 경우 이를 대체할 중소기업을 살리는 설득력 있는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문 후보의 공약은 개혁을 위한 개혁조치로 오히려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목표는 경제력 집중 해소와 새로운 동력 창출로 요약된다. 두 후보는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나라 운명이 흔들린다는 위기의식하에 이러한 목표를 담보하는 경제공약을 다시 만들어 치열한 정책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총장)·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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