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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민주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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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생 처방없는 朴·文 공약
성장동력 키울 공약 다시 짜라
경제가 생명력을 상실하고 침몰의 위기에 빠졌다. 경제는 성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성장을 안 하면 일자리창출이 불가능해 먹고살 길이 없다. 최근 우리 경제는 거의 성장을 못하는 침체기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경제의 고용창출능력이 마비상태다. 청년실업의 급증, 비정규직 양산 등 고용불안이 폭발 직전이다. 한편 경제는 분배를 공평하게 해야 한다. 분배가 불균형적으로 이루어지면 양극화가 심화돼 사회가 분열하게 된다. 우리 경제는 외환과 금융의 양대 위기를 겪으며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했다. 그 결과 기득권층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독점하고 서민은 빚더미 위에 올라앉았다. 여기에 정부 스스로도 부채가 많아 정책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자충수에 빠졌다. 결국 경제는 성장동력과 분배기능을 동시에 잃고 허리가 끊어지는 생존의 불안에 휩싸였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총장)·경영학
이번 대선은 경제가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국민에게 재기의 희망을 주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 자신들의 집권을 위한 이전투구의 구태정치가 여전하다. 특히 국민의 실망으로 끝난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정책대결을 집어삼키는 블랙홀로 작용했다.

문제는 박근혜, 문재인 후보로 압축된 이번 선거에서 양 후보가 내놓은 경제공약이 쓰러지는 경제를 살리는 처방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가 올바르게 살아나려면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경제운용의 새 틀을 마련하고 이를 움직이는 미래 산업을 발굴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봤을 때 박 후보는 성장을 강조하고, 문 후보는 분배를 강조해 각각 자신의 지지세력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를 움직이게 하는 산업동력의 창출에는 두 후보 모두 확실한 답이 없다.

이는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인 경제민주화 정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우선 박 후보의 공약은 대기업집단법 제정, 재벌총수 경제범죄의 국민참여재판,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등 기존의 경제질서를 바꾸는 개혁 내용이 대부분 빠졌다. 순환출자 해소,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에 재벌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논리다. 이것은 재벌개혁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성장동력이 떨어져 경제가 더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후보의 공약은 경제의 성장동력 붕괴가 재벌기업의 경제력 집중으로 인한 중소기업과 서민경제의 파탄에 의한 것임을 간과한 것으로 올바른 경제회생에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

문 후보의 공약은 순환출자 전면규제,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상한 축소 및 사업연관성 요건 강화 등 강경한 경제민주화 내용을 담고 있다. 순환출자의 규제와 지주사의 요건 강화는 사실상 재벌해체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대기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출자총액제한제의 부활은 대기업의 사업다각화를 막아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경제민주화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자칫하면 분배를 강조하다가 성장을 위축시켜 경제의 침몰 위험을 확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재벌개혁을 강화해 경제력을 분산할 경우 이를 대체할 중소기업을 살리는 설득력 있는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문 후보의 공약은 개혁을 위한 개혁조치로 오히려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목표는 경제력 집중 해소와 새로운 동력 창출로 요약된다. 두 후보는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나라 운명이 흔들린다는 위기의식하에 이러한 목표를 담보하는 경제공약을 다시 만들어 치열한 정책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총장)·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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