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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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가자"는 아들 살해, 저수지에 버려

“주남저수지 남아 살해” 자수
이혼 소송 중 홧김 범행 주장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가방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된 남자아이는 엄마가 실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엄마 최모(37)씨를 긴급체포해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최씨는 이날 오후 부산서부경찰서에 자수 의사를 밝힌 뒤 부산시 서구 암남동 모 음식점 앞에서 검거됐다.

숨진 아이는 2009년 12월에 태어난 박모군으로 최씨의 자녀 3명 가운데 둘째로 신원이 확인됐다.

최씨는 가정불화로 최근 박군만 데리고 집을 나와 언니 집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아이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주남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지난 23일 오후 3시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어린이 공원에 아들과 함께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아들이 “아빠가 보고 싶다”고 울며 보채자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경찰에서 손으로 아이의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리고 발로 찼는데 맞아 넘어진 아이가 갑자기 숨이 멎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남편과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이 숨지자 최씨는 인근 가게에서 구입한 가방에 시신을 담아 버스를 타고 주남저수지까지 가서 돌멩이를 함께 넣어 물 속에 버린 사실을 시인했다.

최씨는 이후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지인에게 아들을 죽여 유기한 사실을 털어놓고 자수했다.

경찰은 박군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외부충격으로 인한 두부손상과 뇌출혈’을 사인으로 결론 내린 점 등을 토대로 박군이 학대당해 숨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최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창원=안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