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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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두 개의 문', '도둑들' 눌렀다?

용산참사 사건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감독 김일란·홍지유)이 올해의 좋은 영화 1위에 올랐다. 7만명을 동원한 저예산 독립영화가 1000만명 이상을 동원한 ‘도둑들’(감독 최동훈)과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 등을 제쳐 눈길을 끈다.

영화 주간지 ‘무비위크’는 27일 ‘올해의 좋은 영화’ 7편을 선정해 발표했다. 2012년 1월1일부터 12월20일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 140편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1위는 ‘두 개의 문’이 선정됐다.

무비위크에 따르면 ‘두 개의 문’은 주제를 전달하는 작품의 방법론, 미학, 작가의 태도, 인물, 동시대성 등 심사의 기준이 된 다섯 항목 모두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다. 단순히 용산참사를 하나의 사건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냉정한 객관성을 바탕으로 이슈를 사회적으로 확장시키는 ‘저널’의 역할을 해냈다는 평이다.

개봉 직후 SNS에서 비롯된 진상 규명을 위한 움직임 등 사회적으로도 뜨거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다큐멘터리 장르에 새로운 방향성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가 차지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80년대 한국에서 자행된 고문의 역사를 생생히 복원하고, 사회적 반향을 향해 강력한 ‘돌직구’를 날린 감독의 뚝심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소외된 계층의 삶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단면을 탁월하게 들여다 봤다는 평을 받은 ‘범죄소년’(감독 강이관)은 3위에 랭크됐다.

이밖에 4위는 변영주 감독의 ‘화차’, 5위는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7위는 관객 1200만명을 동원한 하반기 화제작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이었다.

무비위크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연말 ‘올해의 좋은 영화’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