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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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특수장비차 개발 힘써 강한 대한민국 앞장”

통일그룹 계열사 신정개발특장차 김종순 사장
“앞으로 군용 특수장비차 개발에 힘써 ‘강한 대한민국’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신정개발특장차 김종순 사장이 울산 울주군 본사에서 시험용 UTV(다목적운전차량)를 조작하고 있다.
신정개발특장차 제공
신정개발특장차 김종순(54) 사장은 최근 정부로부터 민·군 겸용 UTV(다목적운전차량) 개발사업 과제에 참여하라는 통보를 받고 뛸듯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암울했던 1년 전이 자꾸 생각났다. 당시 회사는 중견 방산기업으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기 힘든 형편에 경영은 갈수록 어려워져 매각까지 검토해야 할 처지였다.

김 사장은 “투자자를 물색하던 중 통일그룹을 소개받았다”며 “문국진 회장의 ‘강한 대한민국’ 비전을 듣다 보니 회사 미래가 밝아지고, 방위산업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확고해 튼튼한 기업으로 키워줄 것이라는 믿음이 저절로 들었다”고 회상했다.

신정개발은 2011년 12월 지분 전체를 인수한 통일그룹의 12번째로 계열사로 거듭났다. 김 사장은 “힘든 기업을 인수해준 것만도 고마운데 ‘회사를 발전시켜 달라’며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계속 맡기겠다는 뜻을 전달받고 더욱 감복했다”고 말했다.

인수 직후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졌다. 투자금을 받은 회사는 운영, 연구·개발(R&D) 자금에 숨통이 트였고, 미국 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도 두 차례나 받았다. 전체 매출만 해도 2011년 133억원에서 올해 21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국내 방산시장에서도 일취월장 성장하고 있다. 지난 8월 방위사업청의 소형전술차량 사업자 결정을 두고 대기업인 기아자동차와 경합하다 근소한 차로 탈락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한달 뒤 입찰이 공고된 UTV 개발과제에 뛰어들어 경쟁업체 3곳을 따돌렸다.

이번 UTV 수주 경쟁에서 신정개발이 기술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은 김 사장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UTV는 일반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산악지형의 좁은 도로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선진국은 오토바이 엔진을 개조한 UTV를 개발했고, 그동안 한국은 이를 수입하는 처지였다. 오토바이 산업의 발전이 더딘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김 사장은 소형차량의 엔진을 UTV에 적용하는 대체 기술을 개발했다. 198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특장차 설계를 시작해 한 우물만 팠던 기술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1988년 특장차 업체를 창업한 김 사장은 1995년 노면청소차 국산화에 성공해 시장의 80%를 점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신정개발은 2000년 항공기 견인차 31대를 국방부에 납품한 인연으로 이듬해 방위산업체로 지정됐고, 2004년 납품한 장갑차 12대는 이라크 파병부대에 배치됐다. 지난 5월에는 방위사업청과 10t 규모의 구난차량 44대를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김 사장은 “통일그룹에 편입된 뒤 몇몇 동남 아시아 국가에서 장갑차 납품요청을 받아 견적서를 제출하는 등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촉을 강화하고 수출 다각화를 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