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7일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시설물 품질과 수질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계부실로 4대강의 16개 보 가운데 11개 보의 내구성이 부족하고, 불합리한 수질관리로 수질악화가 우려된다는 게 골자다. 무분별한 강바닥 준설계획으로 향후 2880억원의 유지관리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지적됐다.
환경부의 수질 관리 기준도 엉망이었다. 강물의 장시간 체류로 발생할 수 있는 ‘부영양화’(조류의 대량증식 현상)를 막기 위해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조류농도 등 종합적인 수질평가 지표를 적용해야 함에도 일반 하천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만으로 66개 권역의 수질을 평가했다. 환경부는 BOD 기준에 따라 4대강의 수질 목표 달성률이 86.3%인 것으로 예측했지만, 2급수 조류농도를 적용하면 목표 달성률은 37.5%에 불과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상주보 보수공사 17일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경북 상주시 낙동강 상주보에서 수압을 견뎌야 할 콘크리트 블록에 균열이 생겨 시공사가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상주=연합뉴스 |
감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4대강 사업 입찰담합 등에 대한 감사도 진행 중이다. 조달청 전산위탁업체 직원이 3개 건설업체와 공모해 전자 입찰내역서를 사후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14건의 부정 계약을 시도했고, 이 중 4건(총사업비 3000억여원)이 최종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