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1인당 사교육비 23만6000원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총 사교육비는 2007년 이후 처음 2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사교육비(명목) 총 규모는 19조원으로 전년(20조1000억원)보다 5.4% 감소했다. 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 사교육비 하락폭은 더 크다. 2011년 19조4000억원에서 2012년 17조4000억원으로 10%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사교육비(실질)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79%에서 1.58%로 0.21%포인트 줄었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역시 2009년 이후 처음 23만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6000원으로 학교급별로는 초등생 21만9000원, 중학생 27만6000원, 고교생 22만4000원이었다. 2011년 조사에서는 총 사교육비가 전년보다 8000억원 줄었지만 1인당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그대로여서 학생수 감소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비판이 일었다.
사교육 참여율과 참여시간도 감소 추세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69.4%(초 80.9%, 중 70.6%, 고 50.7%)로 전년(71.7%)보다 2.3%포인트 줄었다. 참여시간은 6시간(초 7시간, 중 6시간36분, 고 3시간54분)으로 전년(6시간36분)보다 36분 감소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전년보다 1%포인트 늘어난 57.6%였고, 사교육비가 많이 감소한 시·도의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증가한 것으로 미뤄 방과후학교 정책이 사교육비 경감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시에 직면한 중·고교 단계나 수학 등 주요 입시 과목의 사교육비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중학교의 총 사교육비는 6조1162억원으로 전년(6조6억원)보다 1.9% 늘었고 일반고(특수목적고 포함)도 4조9083억원으로 3.0%(전년 4조7640억원) 증가했다. 초등학교와 특성화고교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각각 14.3%, 17.8% 감소한 7조7554억원, 2596억원이었다.
국어와 사회·과학, 예체능 등 대부분 과목의 총 사교육비는 줄었지만 수학 과목은 전년보다 1176억원 늘어난 6조200억원이었다. 영어와 논술은 지난해 각각 6조4602억원, 5311억원 규모로 전년(6조7685억원, 5545억원)보다 감소했지만 하락폭이 크지는 않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중·고교 사교육비 증가는 학원비가 전년보다 5∼6% 인상되는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계는 학생·학부모가 대입, 고입을 위해 들이는 사교육비는 줄기는커녕 되레 증가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김승현 정책실장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같은 입시명문고 육성책이 계속되는 한 중·고교생들의 학원 의존도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새 정부는 선행학습 규제뿐 아니라 고교 체제 개편과 대입 제도 개선 등 근본적인 사교육 경감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