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野공세에 몸 낮추고 민감 현안 에둘러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비교적 차분했던 첫날 표정
민주 “순응형 ‘네네총리’ 예상” 혹평
“집사람은 봉사 잘해” 아내 자랑도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20일 열린 국회의 첫날 인사청문회에서 전반적으로 차분한 태도로 답변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의 공세에 맞서기보다는 몸을 낮췄고 민감한 질문은 에두르며 피했다. 낯선 용어나 수치가 나오면 때때로 메모했다. 내성적인 정 후보자의 성격 탓도 있지만 3일간 일정으로 시작된 이날 인사청문회의 주제가 국정운영 능력 검증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민주통합당은 “대통령 지시대로 움직이는 순응형 ‘네네총리’가 예상된다”며 ‘평균 이하’라고 혹평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첫날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손으로 제스처를 취하며 답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이 “대통령의 판단이 문제가 있다고 느낄 때는 총리라도 나서서 직언을 해야 한다. 과거 윗분에게 바른 소리를 한 편이냐”고 질의하자 정 후보자는 “상당히 옳다고 생각되는 것은 관철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이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으로 불리는데 알고 있느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능력과 신망, 자질 이런 위주로 선발하다 보니 학교 뭐 이런 것이 중복되는 경우가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답변 과정에서 “박 당선인이 ‘좀 잠이 잘 안 온다. 어떻게 공약을 이행하고 나라를 이끌어 갈까 고뇌에 빠졌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특히 독신인 박 당선인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총리 부인이 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이 있다고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전하자 ‘아내 자랑’을 했다. “저희 집사람이 큰 재주는 없지만 봉사에 도가 튼 사람이라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일부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 정 후보자가 구체적인 답변 없이 피하고 야당 의원들이 이를 거세게 추궁해 21일 도덕성 검증 청문회에서는 열띤 공방이 점쳐진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미국식 인사청문 기준이라면 지난 이명박 정부의 상당수 국무위원이 인사청문회에 올라오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정 후보자는 “개별적으로 알지 못해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피해갔다. 정 후보자는 자칭한 ‘보통사람’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저는 평범과 비범의 세계를 경험했다”며 “보통사람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고 한발짝 물러섰다.

이날 청문회에는 사상 처음으로 인수위 진영 부위원장이 나서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정 후보자 가족은 불참했다.

김채연·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