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바스키아는 그만의 이미지 구성과 조합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창조했다. 특히 해부학 도상이 그려진 작품들은 일곱 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비장을 들어내야 했던 시절,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책 ‘그레이의 해부학’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는 추후 전통적인 미술언어에 구애받지 않은 바스키아의 독특한 작품언어를 형성하는 근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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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 낙서를 현대 미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장 미셸 바스키아. 국제갤러리 제공 |
거리를 떠돌던 시절, 그는 친구와 함께 스프레이 마커나 오일 크레용을 이용해 뉴욕 소호 거리의 외벽, 지하철 등에 사회적 저항의 내용을 담은 이미지들을 남긴다. 모든 작품에는 ‘세이모(SAMO·Same Old Shit)’란 서명을 적어 그들의 작품임을 알렸다. 또한 ‘세이모는 세뇌적인 종교, 끝 간 데 없는 정치, 그리고 사이비 철학의 종말을 의미한다’ ‘세이모는 바보들을 구한다’ ‘호사스런 안위를 그는 세이모라고 생각해’ 등과 같은 해학적이고 철학적인 문구도 함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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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미셸 바스키아의 ‘프로세션(Procession)’. 국제갤러리 제공 |
바스키아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1981년부터 1986년까지 짧은 기간 탄생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80년대 미국 팝아트의 부흥에 따른 대중적인 아이콘들을 담은 그림, 하위문화의 정치적이고 자전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국제갤러리에서 31일까지. (02)3210-9868
정아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