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이알은 북한 도발시 도발 원점과 지휘세력을 타격하는 핵심 전력이어서 군의 반격 체제에 구멍이 뚫리게 됐다.
군 관계자는 13일 “공군 주력기 F-15K 전투기에 장착하는 슬램이알 2발을 최근 테스트한 결과 미사일 추진체 엔진 결함과 탄착점이 오차범위를 초과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 전체 보유량에 대한 운용을 지난주부터 중단했다”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상황에서 이 미사일은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슬램이알의 운용 중단 조치는 유사한 추진체 엔진 결함을 확인한 미 해군 측에서 우리 공군에 요청한 사안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비상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현재로선 예측이 어렵다”고 전했다.
사거리 270㎞인 슬램이알은 휴전선 인근 상공에서 발사할 경우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며, 오차 범위는 3m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한 확실한 대응 타격 수단으로 슬램이알을 홍보해왔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공군이 사건의 파장을 우려해 현재 보유 중인 38발의 슬램이알 가운데 문제가 된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18발만 운용 중단 조치하고 다른 생산라인에서 제작된 20발은 사용이 가능한 것처럼 상부에 보고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사일 전문가는 “원래 해군용으로 제작된 슬램이알 무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F-15K 소프트웨어와의 연동 장애도 거론되지만 우리가 자체적으로 뜯어 수리할 수 없는 입장이라 속만 태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공군은 앞서 누수에 의한 추진체 엔진 결함이 발생한 슬램이알 1발에 대해서는 미측에 교체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박병진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