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는 자유전공학부·아시아학부·테크노아트학부를 송도 국제캠퍼스에 신설할 ‘글로벌융합학부’에 통합하고 2014학년도 대입시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연세대의 한 관계자는 “자유전공학부는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설로 법학과가 없어지면서 우수 학생 유치와 다양한 인재 양성을 위해 2011년 도입했다”며 “하지만 학생들이 전공 선택시 경영학과와 경제학과 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인기 학과’로 몰려 각종 폐단이 발생해 개편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해당 학부 학생과 학부모는 입학 당시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본래 학부의 특성과도 어울리지 않는 통폐합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 60여명은 이날 정갑영 총장실을 찾아 2014학년도 학제 개편안에 반대하며 항의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정 총장을 만나 학부 존속과 교수진 확보, 커리큘럼 보완, 입학 당시 제시한 교육과정 운영 등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해당 학부생 총자퇴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회 역시 “학생들의 소수 인기학과 편중 현상은 제대로 된 커리큘럼을 내놓지 못한 학교에 책임이 있다”며 “부작용을 해소하려 노력해야지, 한순간에 학부를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건 문제가 크다”고 비난했다.
테크노아트학부 학생회도 “글로벌융합학부는 상경·사회과학계열 기반의 학문으로, 디자인적 사고를 요구하는 테크노아트학부의 인재상과 차이가 크다”고 가세했다. 대학 측은 교수회의에서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검토한 뒤 2일 답변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국외국어대도 “다른 대학과 달리 학문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고 폭넓은 시야와 통찰력을 지닌 지성인을 양성할 수 있다”고 자랑해 온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기로 결정해 진통을 겪고 있다. 이 학부 신입생 A씨는 “학교가 입학 한 달도 되지 않아 학생의 선택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비난했다.
대학 측은 “마지막 한 명이 졸업할 때까지 현재의 자유전공학부 커리큘럼과 교수진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학생 피해 최소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들이 시류에 편승해 충분한 연구와 검토 없이 졸속으로 새 학과와 학부를 만든 뒤 기대에 못 미치면 바로 통폐합하는 관행이 문제의 근원이란 지적이 많다. 그 결과 해당 학생들은 소속감과 동문이 사라지고, 교수진은 전공과 무관한 강의를 맡아야 하는 등 폐해가 적잖다.
특히 대학의 구조조정시 ‘만만한’ 신설 학과·학부가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일부 대학은 이들 학과·학부의 교수진 채용시 계약직을 선호하기도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유현숙 박사는 “대학이 학과나 학부 신설 때부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면 해당 구성원의 이해와 협조가 선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은·윤지로·김예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