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는 안됩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위치한 유명 잡화체인점 ‘로스만(Rossmann)’. 화장품 등 27유로(약 4만원)어치의 물건을 구입한 뒤 신용카드를 내밀자 점원이 고개를 저었다. 근처의 다른 가게 중에도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능한 곳이 많았다. 한 기념품 가게에서는 “20유로(약 3만원) 이상만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된 우리나라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독일인들이 신용카드보다 선호하는 것은 체크카드다. 2011년 기준 독일의 결제비율은 현금 53.1%, 체크카드 28.3%였고, 신용카드는 7.4%에 그쳤다. 전체 카드 이용 중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비율은 8대 2로, 카드를 쓰는 사람 10명 중 8명은 체크카드를 쓰는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직불카드 발급량은 9700만장이지만 신용카드는 3분의 1 수준인 3000만장에 불과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3분기 민간소비지출 중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65.7%에 달했다. 신용카드는 전체 카드이용 중에서도 85%를 차지한다.
볼프강 아다미오크 독일 여신협회 결제 및 카드전략 본부장은 “독일 국민은 빚을 지기 싫어하는 정서가 있다”며 “신용카드는 ‘부채’라고 생각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사용이 저조한 또 다른 이유는 체크카드에 신용결제기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하이브리드 카드’와 유사한 형식으로, 통장에 잔고가 없어도 300유로(약 45만원) 정도의 금액을 결제할 수 있다. 다만 따로 이자가 붙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잔액초과결제의 경우 12.5% 정도의 이자가 붙는다.
은행들 역시 신용카드 사용이 늘면 부채위험이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발급 기준을 까다롭게 하고 연체율 관리에 힘쓰고 있다.
얀 리사우스 도이치뱅크 신용카드 총괄본부장은 “직불카드의 경우에도 초과출금액이 많아지면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유럽 금융위기에도 독일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연체율 관리 등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김유나 기자
yoo@segye.com
전체 카드사용자 80% 차지
은행도 신용카드 발급 엄격
은행도 신용카드 발급 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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