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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서울서 변호사개업 울며 겨자 먹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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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에 개업한 겁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수도권에 몰려 ‘제살깎기 경쟁’을 한다는 세계일보 지적(4월8일자 1면 참조)에 대해 A 변호사는 이같이 항변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적 이유를 봐 달라는 것이었다. 지방대 로스쿨을 나온 그가 서울 개업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했다. A 변호사 주장은 이랬다.

“사실 지방 변호사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예요. 그나마 지역 연고가 없으면 지방대 로스쿨을 나와도 사건을 맡을 수가 없어요. 서울 개업은 생계를 위한 선택입니다.”

조성호 사회부 기자
‘공급과잉’이 문제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국내 법률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변호사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로스쿨 도입의 근거였던 변호사 수요예측은 애초부터 잘못됐다는 의미다.

이런 논리라면 앞으로가 더 문제다. 로스쿨은 올해도 2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과거 추세라면 졸업생의 75%인 1500명가량이 변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80%(1200명) 정도는 수도권에 사무실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깊이 따져 보지 않아도 변호사 업계의 밥그릇 싸움이 더 치열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저가 수임 경쟁이 벌어지고 법률 서비스 질은 떨어질 게 뻔하다. ‘빈곤 변호사’가 양산돼 사회문제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난 탈출을 위해 범죄와 결탁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변호사의 지역 쏠림도 심해져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는 지금보다 훨씬 벌어질 것이다. 사회적 ‘재앙’을 몰고 올 수 있지만 이를 막아보자는 목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당국은 ‘사태’가 커지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시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것이다.

조성호 사회부 기자 com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