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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장기채권 신용등급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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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AA- →A+로 한 단계 ↓… 전망은 ‘안정적’ 유지
‘장부외 여신’ 4년 새 73%P 증가 등 금융불안 배경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가 9일(현지시간) 중국의 위안화 표시 장기채권 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중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는 1999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등급 ‘AA-’는 채무 상환 안전성이 높아 돌발상황에도 취약하지 않은 수준인 반면 ‘A+’는 채무 상환의 안전성이 적당하지만, 상황 악화에 따라 취약해질 수 있음을 뜻한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중국 금융시스템 부실화에 대한 예비진단으로 풀이된다.

피치는 위안화 표시 장기채 등급을 낮춘 이유로 중국 금융권의 불안정성을 꼽았다. 중국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 경기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 이를 위해 은행을 동원해 민간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민간부문 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35.7%에 달한다. 피치가 분석한 이머징마켓(신흥시장) 국가들 중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장부상으로 나타나는 여신 외에 섀도뱅킹(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금융)으로 불리는 장부외여신이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런 섀도뱅킹에는 중국 지방정부가 개입돼 있으며, 지방정부의 채무 투명성은 물론 채무가 얼마인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피치는 섀도뱅킹까지 포함하면 작년 말 기준 중국 내 여신은 GDP대비 198%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 수치는 2008년만 해도 125%였다. 4년 만에 73%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피치는 “은행 대출 외에 다양한 형태로 섀도뱅킹이 만연하고 있다는 게 중국의 금융안정 전망을 위협하는 위험의 근원”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대출이 느는 반면 평균 소득은 낮은 것도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 꼽았다. 소득증가 속도에 비해 부채가 느는 속도가 더 빨라 부실화 가능성이 점증함을 지적한 것이다.

금융시장 파장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등급이 낮춰진 채권이 국가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외화표시 채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번에 등급이 떨어진 위안화 표시채는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주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피치는 국가신용등급을 상징하는 중국의 외화표시 채권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 피치는 중국의 외화표시채 등급을 변경하지 않은 이유로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꼽았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3100억달러로 세계 1위다.

홍콩 소재 소시에테제너럴의 한 경제분석가는 “최근 2∼3년 사이 중국 금융권의 위험이 커졌다”면서 “중국 경제가 하강하는 순간 섀도뱅킹 문제는 경제의 경착륙을 초래하고, 취약한 금융시스템 등 경제구조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