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사상 첫 엘 클라시코 더비(스페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를 기대한 것은 한낱 꿈이었나.
전날 분데스리가의 ‘명가’ 바이에른 뮌헨이 ‘최강 클럽’ 바르셀로나를 4-0으로 완파한 데 이어 분데스리가의 2위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25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시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12∼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폴란드 출신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4골)의 ‘원맨쇼’에 힘입어 호화멤버로 짜여진 ‘스페인의 간판’ 레알 마드리드를 4-1로 대파했다.
평균연령 23.9세에 불과한 도르트문트는 엄청난 활동량과 강한 압박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다. 분데스리가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이틀 연속 완승을 거뒀고, 독일은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이변이 없는 한 UCL 결승은 오히려 분데스리가 클럽 간의 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분데스리가의 완승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분데스리가의 양대 산맥인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특유의 독일식 힘의 축구에다 짧은 패스 위주인 스페인 축구의 장점을 흡수시켜 예상외로 강해졌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정점에는 프리메라리가가 차지하고 있었지만 독주하던 스페인은 자신 앞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이던 독일 클럽에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유럽 축구의 중심이 스페인에서 독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유럽 클럽 대항전(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조별 리그에서 기록한 성적은 분데스리가가 가장 앞서고 있다. 분데스리가는 유럽 대항전 조별 리그에서 23승14무5패(승점 83)를 기록했다. 그 뒤를 프리메라리가(22승 11무 9패·승점 77)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7승 13무 12패·승점 64)가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분데스리가의 유럽축구연맹(UEFA) 국가 리그 순위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시즌 3위(75.043)에 머문 분데스리가는 이번 시즌 8강에서 전멸한 EPL(77.677)을 다음 시즌에는 추월할 게 확실시된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를 제치고 12년 만에 UEFA 국가랭킹 3위가 된 분데스리가는 1년 만에 2위 자리에 오를 만큼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분데스리가 클럽이 선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유소년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 있는 데다 각 구단의 재정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 구단들은 상위권 클럽뿐만 아니라 심지어 하부 리그 클럽들까지도 재정적인 안정성을 구축하고 있다. 상식적인 팀 운영과 뛰어난 감독 및 선수 발굴을 통해 유럽의 갑부구단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지 오래다.
도르트문트 홈구장의 경우 평균 관중이 4만8000명을 넘는다. 지난 시즌 2부 리가로 강등된 FC쾰른 구장에도 매 경기 5만명 이상의 관중이 몰려들 정도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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